[朴京娥 기자] 냉전시대 동서독간 죄수교환으로 풀려났던 구소련의 반체제인사 나탄 샤란스키(48)가 이스라엘의 무역장관이 되어 10년만에 러시아를 다시 찾게 됐다.
모스크바의 이스라엘 대사관은 샤란스키 무역장관이 약 90명의 무역통상사절단을 이끌고 27일부터 4일간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우익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각료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게 되는 샤란스키는 지난 70년대 이스라엘 이주를 희망했던 러시아내 유태인들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태생인 샤란스키는 러시아의 유명한 반체제학자였던 고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의 친구이기도 했으며 이스라엘 이주 허가를 요구하다 1977년 미국의 첩자로 몰려 투옥됐다.
샤란스키는 아내 아비탈의 열성적인 구명노력 덕분에 서방 정부와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면서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인사로 이름이 알려졌으나 그가 자유를 되찾는데는 무려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1986년 2월11일 샤란스키는 동서독간 정치범 교환장소로 유명했던 베를린의 글리니케다리에서 석방되어 이날밤 곧바로 이스라엘에 도착,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꿈에 그리던 이스라엘로 간 그는 지난 89년 이후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한 60만명 이상의 유태인들의 대변자로 활동하다 정치가로 변신했다. 샤란스키는 이스라엘 바 알리야당(이주와 함께하는 이스라엘)을 이끌고 지난해 5월 총선에서 1백20석의 의석중 7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연립내각에서도 두 자리를 차지했다.
만 10년만에 핍박받는 정치범에서 한 나라의 장관이 되어 「금의환향」하게 된 샤란스키는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 등 러시아의 영향력있는 인사들을 두루 만날 예정.
이번 그의 러시아 방문은 이스라엘로서는 잠재력있는 소비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러시아로서는 과거 자국민이었던 유태인들을 인연의 끈으로 해서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