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자동차 제한속도 논란

  • 입력 1996년 12월 26일 20시 24분


▼도로사정 등 크게 좋아져 상향조정해야▼ 편도 1차로인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인 시속 80㎞를 지켜 보라. 뒤차들이 빵빵대고 하이빔을 쏘아대는 등 난리가 난다. 대형버스나 화물차는 들이받을듯 꽁무니에 다가붙어 위협한다. 반대차로로 추월하면서 욕설과 함께 울분을 퍼붓기 예사다. 법대로 운행하는데 왜 이러는가. 제한속도에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다. 국도나 지방도도 마찬가지다. 도로사정이 예전보다 엄청나게 개선됐다. 자동차의 성능도 놀랍게 좋아졌다. 엑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려놓고 조금만 밟아도 시속 1백㎞를 휙 넘어설 정도다. 그런데도 제한속도는 옛날옛적 그대로다. 90년대 자동차가 80년대 도로 위에서 70년대 속도로 달리는 셈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교통경찰이 없는 곳에서는 제한속도가 아예 무시된다. 법대로 운행하면 답답한 사람이라고 흉잡히기 십상이다. 실제 아무도 지킬 생각조차 안한다. 그러다 재수없으면 범칙금에다 벌점까지 안게 된다. 운전자는 모두 범법자가 되고마니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현실에 맞지 않는 제한속도는 없애든지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고 목숨걸고 시속 2백㎞로 날아 갈 사람이야 없을테니. 도로와 차량이 왜 있는가.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하게 가자는게 아니겠는가. (하이텔ID·EKTAR·jjeun) ▼「사고 1위국」오명 탈피가 더 시급하다▼ 우리의 교통사정은 「세계정상급」의 사고율이 웅변으로 전해준다. 지금도 안전불감증이나 경쟁운전이 문제되는 상황 아닌가. 그런데 제한속도마저 높여야 한다니 도대체 어쩌자는 얘기인가. 괜히 속도를 핑계삼지 말자. 「도로의 무법자」란 오명을 벗고 「신사도」를 회복하는게 백배 급하다. 도로사정이나 신호체계, 게다가 급하기만 한 운전습관을 감안해 보라. 지금의 제한속도만 해도 가히 위협적이다. 도로사정이 옛날보다 나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걸핏하면 보수공사를 벌여 차로를 몇개씩 가로막기 일쑤다. 신호체계도 아직은 선진국을 따라잡자면 멀었다. 게다가 운전을 아예 스피드 경기로 착각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교통사고 환자들을 만나보라. 운전솜씨를 뽐내는 어리석음엔 치기마저 번뜩인다.운전은 안전이 우선이다. 속도가 빨라지면 운전자의 시야는 좁아지게 마련이다. 과속하다가 돌발상황이라도 생기면 대책이 안선다. 안전이 보장된다면 다소 늦는다고 문제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운전은 컴퓨터게임이 아니다. 남의 생명까지 게임하듯 다뤄서는 안된다. 빨리 달리는게 능사는 아니다.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얘기는 들어봤겠지. (하이텔ID·jrpark·cbs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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