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도로변서 산 배 한상자 집에와 보니 썩은것뿐

입력 1996-11-25 20:23수정 2009-09-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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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가평에 있는 주말농장에 다녀오는 길에 도로변 임시판매장에서 배를 샀다. 맛을 보자고 했더니 주인은 옆에 신문지에 싸여 있는 배를 깎아 주었다. 먹어보니 물도 많고 달아 가장 비싼 4만원짜리 한상자를 사기로 했다. 먹어본 것과 같은 거냐고 물으니 주인 부부는 시커멓게 탄 얼굴로 자기네 과수원에서 직접 딴 것이라 똑같다며 믿으라고 했다. 이튿날 아침 배를 깎으려고 보니 이게 웬일인가. 냄새부터 이상했다. 속이 온통 상해 먹을 수가 없는 배가 아닌가. 한상자 전체 배가 다 썩은 것인데 어떻게 먹으라고 팔았는가. 순박한 농민의 얼굴로 자기들도 먹을 수 없는 배를 박스째 판 행위가 괘씸하다. 남편에게 다시 싣고가 혼을 내주자고 했더니 그 먼 곳까지 시간버리고 갈 수 없으니 좋은 경험한 셈 치자고 한다. 부모님도 시골에서 농사를 짓지만 항상 뒤처진 물건, 상처난 것들은 식구들 먹이고 좋은 것만 내다 파신다. 다시 보지 않을 사람이라고 어떻게 양심을 속이고 썩은 배를 판단 말인가. 다시는 도로변에서 농산물을 사지 말아야 겠다.신순순(인천 계양구 작전동 131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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