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취업사기 피해 실태]

입력 1996-11-18 21:17수정 2009-09-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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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등이 18일 밝힌 한국인의 조선족상대 취업사기의 피해지역은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지대인 아무르강 유역에서부터 하얼빈 훈춘 연길 심양 등 조선족이 밀집해 있는 전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조사단은 『중국에 있는 2백만 조선족 중 많은 동포들이 한국초청을 미끼로 한 사기에 휩쓸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채 자살 정신이상 감옥행 가정파탄 등 갖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때문에 『현지에서는 한국정부에 보상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테러단을 조직해 남한사람들에게 보복하자」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따라서 조선족을 상대로 한 사기사건을 막기 위한 특별수사부 설치 및 피해보상을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사단이 밝힌 대표적인 피해사례. △요령성 대석교시 조선족 마을은 한국인 기업가의 사기행각에 걸려 마을 전체가 망해버린 경우. 93년 한국인 崔모씨가 이곳에 공장을 차린 뒤 94년부터 95년까지 기업연수생 명목으로 48가구로부터 일인당 4만元(약4백만원)씩을 받은 뒤 공장을 부도내고 잠적했다. △길림성 金채순씨(61·여)는 95년 중국여행을 하다 중병에 걸린 한국인 李정석씨(33)를 도와줬다 피해를 본 경우. 金씨 가족이 빚까지 내가며 치료해준 덕분에 건강을 회복한 李씨는 일단 한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와 『은혜에 보답하겠다』며 한국으로 갈 사람들을 모아달라고 했다. 7명으로부터 한화 2천7백만원을 모아 李씨에게 주었으나 李씨는 이를 떼먹고 달아났다. 그 후 피해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당한 끝에 金씨의 세자녀는 모두 이혼당하고 남편은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다. △길림성 농촌청년 朴경호씨(38)는 93년 한국인 金모씨로부터 국내 초청제의를 받고 미화 5천달러를 주었으나 돈만 떼이고 말았다. 이로 인해 가족들은 지난 3년동안 빚독촉에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집마저 잃고 갈 곳이 없게 된 그는 심한 영양실조에 걸린 채 칠순 노모와 함께 굴속에서 살고 있다. 그는 『한국인 사기꾼을 죽여버리겠다』며 항상 칼을 지니고 다닌다. △연길시 元영애씨(37·여)는 11세된 독자 송호군이 뇌막염에 걸려 시력이 나빠지자 치료비를 벌 생각으로 지난 8월 7천元(약 72만원)을 빚내 한국인 李모씨에게 초청해 달라며 수속비 명목으로 줬다가 사기를 당했다. 이때문에 송호군은 그나마 해오던 치료도 못받아 완전히 눈이 멀었다. 〈李明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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