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청첩장에 온라인계좌번호… 씁쓸한 세태

  • 입력 1996년 11월 6일 20시 48분


어느 가정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경조사비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평소에는 별 부담을 못느끼고 참석하지만 봄철이나 가을철 결혼시즌이 되면 한달에도 적게는 몇통 많게는 십여통 이상의 청첩장을 받게 돼 난감할 때가 많다. 요즘은 청첩장에 은행예금통장의 온라인계좌번호가 적혀 있는 것을 가끔 받게 된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할 분을 위해 온라인번호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까지 인쇄되어 있어 씁쓸하다. 한마디로 축하는 뒷전이고 그저 축의금만 보내면 된다는 식으로 느껴져 참석할 기분마저 사라진다. 언제부터 청첩장에 온라인번호가 등장했는지 모르지만 사회가 온통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부조가 곧 돈봉투로 전락한 듯해 불쾌하다. 평소 친하고 가까운 사람이 보내면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한두번 보고 만 사람이나 상부기관에서 보내는 흡사 세금고지서 같은 청첩장은 더욱 불쾌하다. 비록 적은 축의금이나마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를 보낼 수 있는 풍조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차 형 수(서울 송파구 신천동 17의 6 미성아파트 2동 3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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