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스키]한두시간 배우다 슬로프도전 위험

  • 입력 1996년 10월 30일 20시 42분


우리나라는 모든 게 급성장이다. 스키도 마찬가지다. 스키인구만도 매년 30%씩 늘어날 정도다. 뭐든 빨리하는 것이 습관화된 탓에 스키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 그것은 제대로 스키교육도 받지 않은 채 무모하게 슬로프를 질주하는 스키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스키란 스피드를 동반하는 운동인데다 무거운 장비를 신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을 제대로 된 교육과 기술터득을 통해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데 많은 스키어들이 그런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스키를 너무 쉽게 타려고 하기 때문이다. 매년 스키장에서 보는 일이다. 친구나 자격도 갖추지 않은 사람에게 한두시간 배우다가 곧바로 슬로프에 오르는 사람들. 당사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있는지도 모른채 스키를 즐긴다. 혼잡한 스키장에서 남에게 돋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스피드를 내는 난폭스키어들도 문제다. 이런 스키어들로 인한 충돌사고가 늘고 있다. 이러다가 나로 인해 타인이 부상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또 한가지. 어려운 슬로프를 탔다고 해서 자신의 실력이 상급이니 하는 식의 자랑만은 이제 그만 두자. 스키실력은 어떤 기술을 정확하게 구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어느 슬로프를 내려왔다 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스키만큼 기술이 단계적으로 나뉘어 있는 스포츠도 드물다. 이것은 그만큼 배워서 즐기기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키어들은 이제부터라도 정확한 기술을 배워 누가 보아도 제대로 된 스키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키장비 역시 알고 사용하도록 하자. 장비는 자신의 실력에 맞는 적당한 것을 골라야 한다. 할인율에 현혹되지 말고 제대로 된 장비를 골라줄 수 있는 전문스키숍을 찾아가 충분히 토의한 뒤 구입하도록 하자. 이제 스키시즌 개막도 3주가 채 남지 않았다. 장비를 꺼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올 시즌에는 아무쪼록 모두가 예의 바른 스키어가 되어 부상 없이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김 문 규(대한스키협회 기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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