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흰색 착용’ 규정, 여성 언더웨어에는 완화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일 1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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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아닌 속바지 착용 가능
여성 선수들 환영…자베르는 “생리 여부 알리는 셈이 될수도”

윔블던 테니스대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 옷을 입어야하는 전통으로 유명하지만, 올해부터는 달라진다.

여자 선수들이 흰색이 아닌 속바지를 입는 장면을 볼 수 있다.

1877년 창설된 윔블던은 출전하는 선수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맞춰야 한다. 윔블던의 ‘흰색 규정’은 엄격하다.

상·하의 뿐 아니라 모자, 신발도 흰색이어야 한다. 신발 밑창, 속바지, 상의 쪽에 외부로 노출될 수 있는 언더셔츠나 스포츠 브라 끈의 색깔도 흰색으로 통일해야 한다.

흰색이 아닐 수 있는 크기가 대회 규정에 명시돼 있을 정도다. ‘모자, 헤어밴드, 두건, 손목밴드, 양말은 모두 흰색이어야 하고, 색깔이 10㎜ 넘게 들어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수들의 속바지는 2014년부터 흰색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여성들의 언더웨어는 흰색 규정에서 예외로 취급된다. 여자 선수들이 생리 기간에 가질 수 있는 불안함을 해소해주려는 조처다.

여자 선수들은 윔블던의 규정 완화를 반기고 있다.

헤더 왓슨(영국)은 “나는 생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금기시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생리 기간을 조절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했다. 윔블던이 이런 결정을 내려서 기쁘다”고 전했다.

코코 고프도 “지난해 윔블던 대회에 생리 기간이 겹쳤다.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리용 속옷을 입기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이 있다”며 “이번 조치 덕분에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온스 자베르(튀니지)는 규정 완화를 반기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여자 선수들이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이번 조치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흰색이 아닌 속바지를 입으면 생리 여부를 알리는 셈이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좋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모든 여자 선수가 색깔이 있는 속바지를 입으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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