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피치클락 설치 경기시간 줄이고, 안타-도루 더 많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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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개막 앞두고 3개 규정 도입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장에는 홈플레이트 뒤에 피치 클락이 설치된다. 투수는 공을 받고 난 뒤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위 사진). 베이스 크기도 가로세로 길이가 각 3인치(약 7.6cm) 늘어 18인치(약 45.7cm)가 됐다. 웨스트팜비치·스코츠데일=AP 뉴시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장에는 홈플레이트 뒤에 피치 클락이 설치된다. 투수는 공을 받고 난 뒤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에 투구를 해야 한다(위 사진). 베이스 크기도 가로세로 길이가 각 3인치(약 7.6cm) 늘어 18인치(약 45.7cm)가 됐다. 웨스트팜비치·스코츠데일=AP 뉴시스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우리 일이라 생각하는데 아니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게 먼저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를 보러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의 내야수 맷 더피(32)는 올해부터 도입되는 새 규정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31일 개막하는 MLB는 경기 시간은 줄이고 안타와 도루를 늘려 ‘보는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세 가지 규정을 도입했다.

지난해 평균 경기 시간을 3시간 4분으로 줄인 MLB는 올해 2시간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MLB는 홈 플레이트 뒤에 ‘피치 클락’을 설치했다. 피치 클락은 투수가 포수에게서 공을 받은 순간부터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를 카운트다운 한다. 이 시간을 넘기면 심판은 자동으로 볼을 선언한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지난해 주자가 없을 때 투구까지 평균 21.7초가 걸리던 ‘느린 투수’였다. 오타니는 “포수 사인에 고개를 많이 젓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젠 내가 구종을 정해 (피치 클락) 적응이 편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투수와 포수가 전자장비(피치컴)를 이용해 사인을 교환할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포수만 피치컴을 쓸 수 있었다.

투수만 급해진 것도 아니다. 타자도 피치 클락이 8초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이 규정을 어겨 자동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첫 선수가 된 매니 마차도(31·샌디에이고)는 “올해는 볼카운트 노볼 1스트라이크가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3루를 비운 채 왼손 타자들의 타구가 향할 확률이 높은 1, 2루 사이에 내야수 한 명을 더 세우는 내야 수비 시프트도 금지된다. 그러자 각 팀은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에 규정 속 ‘빈틈 찾기’에 나섰다. 보스턴은 4일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왼손 장타자 조이 갤로가 타석에 들어서자 좌익수가 중견수 자리에 서는 대신 중견수를 우익수 앞으로 옮겨 1, 2루수 사이에 세웠다. ‘내야수가 2루 양쪽으로 두 명씩 내야 흙을 밟고 있어야 한다’는 새 규정을 지키면서도 내야 시프트 효과를 낸 것이다. MLB 전문가들은 정규리그가 시작되면 외야 시프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스도 가로 세로 각 15인치(약 38.1cm)에서 18인치(약 45.7cm)로 커졌다.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부상 위험을 줄이고 도루 개수도 늘리려는 목적이다. 베이스가 커지면서 주자가 뛰어야 할 베이스 사이 길이는 4.5인치(약 11.4cm) 줄었다.

시범경기 결과를 보면 새 규정은 도입 목적에 맞는 효과를 내고 있다. 27일까지 시범경기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지난해(3시간 1분)보다 26분 줄었다. 지난해 왼손 타자가 때린 페어 타구 가운데 31.4%가 안타로 연결됐지만 올해는 32.5%로 올랐다. 100타석당 도루 시도도 지난해 2.1개에서 올해 3.1개로 늘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mlb#새 규정#3개 규정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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