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의 폭격기’ 클린스만, 2026 월드컵까지 한국 사령탑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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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표팀서 108경기 47골 ‘전설’
1994년 美월드컵 한국전 2골 각인
獨대표팀 지휘 맡아 월드컵 3위에
내달 24일 콜롬비아 상대로 데뷔전


《‘독일 축구 전설’ 클린스만… 한국대표팀 새 사령탑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 전 미국 대표팀 감독(59·사진)이 27일 선임됐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54)이 물러난 지 83일 만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에 입국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인사한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왼쪽)이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의 경기에 독일 
공격수로 출전해 수비수 최영일을 따돌리고 질주하고 있다. 클린스만은 한국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독일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게티 이미지 코리아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왼쪽)이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의 경기에 독일 공격수로 출전해 수비수 최영일을 따돌리고 질주하고 있다. 클린스만은 한국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독일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게티 이미지 코리아
대한축구협회가 27일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위르겐 클린스만(59)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클린스만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2골을 넣고 독일의 3-2 승리를 이끌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서독 국가대표로 한국을 방문했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3월부터 2026년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약 3년 5개월간이다.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의 합의에 따라 연봉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동안 한국에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전임자인 파울루 벤투 전 감독도 아내와 함께 한국에 거주했었다. 독일 지도자가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2014년 9월부터 2017년 6월까지 2년 9개월간 대표팀을 이끌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27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한국 대표팀 감독이 돼 매우 기쁘고 영광이다. 한국이 오랜 기간 발전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걸 잘 안다. 2026년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수 시절 ‘금발의 폭격기’로 불렸던 클린스만 감독은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이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11년 동안 독일 국가대표로 뛰면서 A매치(국가대항전) 108경기에 출전해 47골을 기록했다. 월드컵에도 3차례 참가해 모두 11골을 넣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선 각각 3골을 터뜨리면서 독일의 우승을 이끌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의 클럽에서 뛰면서 리그 514경기 232골을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의 소속 팀인 토트넘에서 뛴 적도 있다.

선수 유니폼을 벗은 뒤 국가대표팀 지도자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국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출전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팀을 3위에 올려놨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낡은 전차’로 평가받던 독일 대표팀을 파이널4로 이끌면서 독일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미국을 16강으로 이끌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로 한국과 두 차례 맞대결을 벌여 1승 1패를 기록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이던 200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A매치에서 한국에 1-3으로 졌다. 미국 대표팀 사령탑이던 2014년 2월 미국에서 열린 한국과의 A매치에선 2-0으로 승리했다.

클럽 팀 감독으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2008년 바이에른 뮌헨(독일) 감독을 맡았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 사령탑에 올랐지만 구단과 갈등 끝에 77일 만에 사퇴했다. 이후 지도자로서의 공백기가 3년 가까이 이어졌는데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선 이 부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시절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팀을 장악하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선 뚜렷한 색깔과 세밀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 일원으로 활동하던 클린스만 감독. 사진 출처 위르겐 클린스만 트위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 일원으로 활동하던 클린스만 감독. 사진 출처 위르겐 클린스만 트위터
다음 주 입국 예정인 클린스만 감독은 3월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코치진은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가 의견을 나눈 뒤 구성하기로 했는데 차두리 FC서울 전력강화실장이 후보 중 한 명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과 차 실장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에서 함께 활동했다.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위해 접촉하는 과정에서 차 실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금발의 폭격기#클린스만#국가대표팀#새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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