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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윔블던 악동’ 키리오스, 이번엔 빨간색 조던 복장으로 도발

입력 2022-07-05 13:46업데이트 2022-07-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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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중계화면 캡처
테니스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엄격한 ‘올 화이트’ 드레스 코드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안다. 밥먹듯 대회에 나서는 프로 선수가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닉 키리오스(27·호주·세계랭킹 40위)는 4일(현지시간) 윔블던 남자 단식 16강에서 ‘신성’ 브렌던 나카시마(21·미국·56위)를 3-2(4-6, 6-4, 7-6, 3-6, 6-2)로 꺾은 뒤 코트 위에서 진행한 승자 인터뷰 때 신발과 모자를 모두 빨간색 제품으로 바꿔 착용하고 등장했다.

키리오스는 오히려 이날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앞선 라운드와 달리 아무런 잡음을 만들지 않았다. 키리오스는 1라운드 때는 관중을 향해 침을 뱉었고, 3라운드 때는 경기 중 욕설을 해 총 1만 40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3라운드 상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2·그리스·5위)는 경기 후 그를 두고 “사악하다”고 비난까지 했다.

다만 키리오스는 이날만큼은 어깨 부상 속에도 역전승을 일궈내는 투혼으로 박수 받았다. 그 스스로도 “오늘은 모두에게 다른 소동 없이 내가 정말 테니스를 잘 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자 그의 악동기질이 다시 발휘됐다. 윔블던 드레스 코드를 준수해 흰 운동복, 흰 운동화로 경기를 마친 키리오스는 빨간색이 들어간 에어 조던 운동화에 빨간색 에어조던 모자까지 챙겨 쓰고 나왔다. 윔블던 규정에는 ‘모든 선수들은 전부 흰색 복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선수가 코트에 들어올 때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흰색에는 옅은 흰색이나 크림색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왜 코트 인터뷰에 빨간색 신발과 모자 차림으로 섰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키리오스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규칙을 어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아니다. 그냥 내 조던일 뿐이다. 내일은 트리플 화이트를 신어야 겠다”고 능청스러운 답변을 이어갔다.

키리오스는 이번 대회 기간 자신의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다며 코웃음을 쳤다. “그런 것(비난)을 보면 웃고 넘긴다. 그것도 나에 대한 관심이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Any publicity is good publicity)’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달관한 태도를 보인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내가 윔블던 8강에 다시 올라와 지금 배 아플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키리오스의 윔블던 8강 진출은 19세의 나이로 당시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숱한 잡음 속에서도 그가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 건 자신감도 한몫 한다. 키리오스는 공공연히 “올해는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윔블던 8강 진출자들 가운데 올 시즌 잔디코트에서 가장 많은 승리(11승)를 거둔 선수가 키리오스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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