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신형 엔진’ 엄원상 “내 목표는 뒷공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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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서 3경기 ‘조커’ 활약 눈길
“실수하지말자 했는데 결과 다행”
K리그서도 타고난 골감각 자랑
선발 아닌데도 득점 5위 올라

“좀 당황스럽고 걱정됐어요.”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고 바라는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때 엄원상(23·울산·사진)의 심정이었다. 엄원상은 축구대표팀의 6월 4차례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A매치 기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한 황희찬(26·울버햄프턴)을 대신한 발탁이었다. 당시 엄원상은 23세 이하 대표팀의 아시안컵 출전을 준비 중이었다.

엄원상은 6월 3차례의 A매치에서 모두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패스로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0일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 경기만이라도 뛰고 오자 생각했다. 주어진 시간이나 역할에 상관없이 자신 있게 해보자고 했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실수하지 말자를 목표로 삼았는데 지켜져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에서 ‘신형 엔진’으로 불리며 질주한 그는 소속 팀 울산에서도 펄펄 날았다. 19일 전북과 K리그1 경기에서 전반 18분 교체 투입돼 골을 넣었다. 올 시즌 그의 공격력은 매섭다. 21일 현재 7골 4도움으로 리그 득점 5위, 도움 4위에 올라 있다. 팀 내에선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다. 그는 “팀이 지지 않고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기게 만들고 싶다”며 “공격적인 움직임과 마무리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울산에서도 그는 선발보다는 조커 역할로 교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엄원상은 “선발로 나서든 교체로 나서든 상대 뒤쪽 공간을 좀 더 노리는 움직임 등으로 홍명보 감독님이 원하는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팀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득점왕이나 도움왕 욕심은 없다. 그보다는 내 역할을 잘해서 더 많은 선수가 득점하고 도움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엄원상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손흥민(30·토트넘)과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무함마드 살라흐(30·리버풀)의 폭발적인 돌파력과 경기 스타일을 닮아 ‘엄살라’라는 별명이 붙었다. “영광이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데 별명에 걸맞게 더 잘하고 싶다”는 그는 올 시즌 울산의 리그 우승을 이룬 뒤 유럽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직전에 광주에서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팀 우승을 목표로 세웠다. 반드시 이루고 싶다”며 “그 다음엔 유럽의 큰 무대로 나가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축구대표팀#신형 엔진#엄원상#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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