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첫 가을 야구? 형들에게 물어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4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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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고효준
SSG 고효준
평균나이 38.5세. ‘초 베테랑’들의 어깨에 올 시즌 팀의 운명이 달렸다.

프로야구 SSG에는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두 노장이 있다. 왼손투수 고효준(39)과 오른손투수 노경은(38)이다. 각각 LG, 롯데에서 지난 시즌 뒤 방출되고 은퇴위기에 몰린 둘은 노경은이 지난해 12월, 고효준이 올해 1월 각각 SSG 유니폼을 입으며 현역연장 꿈을 이뤘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SK 왕조’의 일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고효준은 6년 만에 친정 팀으로 복귀했다.

비슷한 우여곡절을 겪은 둘은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 입단테스트 당시 최고시속 147km의 패스트볼을 던져 화제를 모은 노경은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여전히 같은 속도의 공을 던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입단테스트 당시 최고시속 143km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합격점을 받았던 고효준도 최근 라이브 게임에서 최고시속을 3km 더 끌어올렸다. 날씨가 더 따뜻해질 정규시즌에서 두 선수의 최고구속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SSG로서도 두 노장들이 상승하는 구속처럼 좋은 활약을 펼쳐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시즌 팀 타율이 0.261(5위)로 나쁘지 않았던 SSG는 방망이에 비해 쳐지는 마운드(평균자책점 4.82·8위) 전력으로 가을무대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토종 선발라인의 핵심인 박종훈(31), 문승원(33)이 지난해 6월 나란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여파가 컸다.

비시즌 동안 박종훈과 5년 65억 원, 문승원과 5년 55억 원에 비 자유계약선수(FA) 장기계약을 맺는 등 지갑을 활짝 열었지만 외부 FA 영입으로 인한 전력보강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두 주축들은 빨라야 6월 전후에 돌아온다. 2019시즌 세이브왕을 차지한 하재훈(32)도 어깨부상으로 신음한 끝에 외야수로 전업해 전반적으로 마운드가 헐거워졌다. 외국인 투수인 폰트(32), 노바(35) 외에 나머지 선발진이 없다는 비관적인 평가도 나온다.

SSG 노경은
SSG 노경은
노경은은 당분간 선발진의 한 축을, 고효준은 선발과 구원을 잇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총 1756개의 홈런이 나와 투수들이 공 던지기 가장 힘들었던 2018시즌 노경은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로 위력을 발휘했다. 고효준은 2019시즌 투수들 중 가장 많은 75경기(2승 7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76)에 나서며 팀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두 선수는 은퇴 위기에 몰린 자신들에게 현역연장의 꿈을 이뤄준 팀을 위해 좋은 시절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노경은은 “부상에서 돌아올 선수들의 빈 자리를 내가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팀의 전반기 성적표가 달라질 거다. 책임감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두 노장들이 잇몸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지난해 반 경기차로 가을무대 고배를 마신 SSG도 올해 뒷심을 내며 ‘SSG 랜더스’ 간판을 단 뒤 첫 포스트시즌을 노려볼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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