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구 국제심판 “오심도 여러번이면 고의”…쇼트 편파판정 저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8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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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구 ISU 국제심판이 8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 긴급 기자회견에 배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2.8/뉴스1
최용구 ISU 국제심판이 8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 긴급 기자회견에 배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2.8/뉴스1
“젊은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주지 못했다. 판정의 부당함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대한체육회가 7일 서우두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개최국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8일 대회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판정에 항의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이기도 한 윤홍근 선수단장, 유인탁 부단장,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 이소희 여자대표팀 코치가 회견에 나왔다.

모두 발언에 앞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윤 단장은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담보돼야 한다. 그래야 전 인류가 스포츠를 통해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 3명의 심판단이 전부가 아니라 이 경기를 지켜본 모든 세계 모든 사람이 심판”이라며 전날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덧붙여 “경기종료 직후 종목 관계자를 통해 현장에서 강력한 이의제기를 한 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을 통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의 면담도 요청해 강력 항의할 예정이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도 제소해 이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 상황은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속출했다. 황대헌(강원도청·1조)과 이준서(한국체대·2조)가 각각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실격 판정을 받았다. 공교롭게 한국 선수의 실격과 맞물려 리원롱, 우다징 등 개최국 중국 선수들이 수혜를 입어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도 런즈웨이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1위로 통과한 산도르 리우 샤올린(헝가리)이 또 실격 판정을 받으며 금메달을 가져갔다.

ISU 국제심판이기도 한 최 단장은 “(황대헌이) 추월을 몇 차례 저지당했고 마지막에 (아웃코스를 노리는 척 하다 인코스를 파고드는) ‘히든카드’를 쓴 것 같다. 충돌 없이 맨 앞으로 치고 나갔는데 (2위 자리에 있던) 중국 선수가 휘청거린 상황을 황대헌과 충돌한 것으로 간주하고 실격을 준 것 같다. (영상을 몇 차례 봤지만) 접촉은 없었고 실격을 안 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준서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준서가 2위로 올라섰을 때 4번째에 있던 중국선수(우다징)가 3번째로 달리던 헝가리 선수 왼쪽 엉덩이를 밀었다. 그 선수가 밀려 몸이 돌아가며 이준서와 충돌이 있었다. 중국, 헝가리 선수간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심판도 사람이라고 하지만 오심은 여러 번이라면 고의”라고 비판했다.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홍근 선수단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편파판정 관련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다. 2022.02.08. [베이징(중국)=뉴시스]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편파판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홍근 선수단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편파판정 관련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다. 2022.02.08. [베이징(중국)=뉴시스]
논란이 된 경기의 심판장을 맡은 심판은 영국의 피터 워스다. 최 단장은 “ISU 내에서도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국제심판 30명 중 상위순위에 있던 사람이다. 평창 올림픽 당시에도 심판장을 맡았다. 왜 그런 판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헝가리, 5일 혼성계주 당시 편파판정의 피해자가 된 미국 등과의 공조에 대해 윤 단장은 “국가적인 문제다. 각 국가의 선수단 대표의 판단에 따라야 할 것으로 현재 판단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상황을 더 예의주시하며 나머지 판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없는 쇼트트랙 대표팀은 훈련을 한 뒤 9일 남자 1500m 준준결선에 돌입한다.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이 출전 예정이다. 전날 넘어지며 왼손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는 박장혁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코치는 “전날 찢어진 부분을 꿰메고 돌아왔다. 선수 출전 의지가 강하다. 충분히 의견을 공유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선수단에 파견된 심리상담사가 있다. 선수들이 상담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 선수들을 직접 찾아가 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어 통역 인원을 배치하지 않아 외신들로부터 ‘지원 사격’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베이징=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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