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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시범경기서 잘릴 뻔한 미란다, 225K로 ‘KBO 금메달’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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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크게 제치고 프로야구 MVP
3월 한국 첫 등판 1회 강판 수모…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 오르고
최동원 넘은 탈삼진 신기록 ‘백미’… 두산 ‘외국인투수 MVP’ 계보 이어
프로야구 두산의 외국인 투수 미란다(왼쪽 사진)가 29일 열린 2021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미란다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1회초 투구를 마친 후 포효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프로야구 두산 외국인 투수 미란다(32·쿠바)의 2021시즌은 성경 욥기 8장 7절로 요약할 수 있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더 늦기 전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는 평가를 듣던 그였지만 결국 최우수선수(MVP)로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지역 언론 취재 기자 등 총 115명이 진행한 MVP와 신인상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란다는 1위표(8점) 59장을 비롯해 총 96표를 받아 총점 588점을 얻었다. 그러면서 329점으로 2위를 기록한 키움 외야수 이정후(23)를 259점 차로 제치고 MVP에 뽑혔다. 3위는 320점을 받은 KT 내야수 강백호(22)에게 돌아갔다.


미란다는 3월 21일 시범경기에서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하면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시작부터 1∼3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만루 위기를 맞은 미란다는 결국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5볼넷 7실점하면서 경기를 마감했다. 평균자책점 94.50에 해당하는 투구 성적이었다.

그러나 미란다가 정규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73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33밖에 되지 않았다. 리그 1위다.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따로 있다. 미란다는 삼진 225개를 잡아내면서 1984년 롯데 최동원(1958∼2011·223개)의 기록을 37년 만에 넘어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

시즌을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간 상태라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미란다는 영상을 통해 “리그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을 받아 기쁘다. 두산 동료들 덕분에 야구 인생에서 금메달을 땄다”면서 “내년에도 두산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두산 선수가 MVP로 뽑힌 건 2019년 린드블럼 이후 2년 만이자 OB 시절을 포함해 역대 8번째다. 또 외국인 선수가 MVP를 받은 건 최근 3년 연속이자 역대 7번째이다. 지난해는 KT 로하스였다. 외국인 투수 MVP는 2007년 리오스, 2016년 니퍼트, 2019년 린드블럼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이들은 모두 두산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올해도 미란다가 MVP를 타면서 ‘외국인 투수 MVP=두산 선수’라는 공식이 이어지게 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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