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출전한 축구경기, 후반엔 6명만 뛰어 결국 중단…무슨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8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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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부터 전의를 잃었다. 11명이 뛰는 축구 경기에서 단 9명만 나섰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선수가 부족해 경기가 중단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28일 스카이스포츠, 가디언 등 해외 매체들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벨레넨세스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선수 14명 등 선수단에서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8일 벤피카와의 경기를 앞두고 9명의 선수만 내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기는 연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벨레넨세스의 루이 페드로 수아레즈 회장은 “경기 연기를 리그 측에 요구를 했지만 리그 경기 일정에 혼선을 줄 수 있고, 나중에 부당하게 대우를 받을 수 있어 경기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벨레넨세스 9명의 선수 중 두 명이 골키퍼였다. 골키퍼 중 한 명은 어쩔 수 없이 수비수로 뛰었다. 벨레넨세스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전의를 잃고 우왕좌왕했다. 상대 벤피카는 포르투와 함께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강팀이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자책골로 한 골을 허용한 뒤 전반에만 무려 7골을 헌납했다.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에서는 무슨 이유인지 벨레넨세스 선수 7명만 그라운드에 나왔다.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지만 휘슬이 울리고 1분 뒤 벨레넨세스 선수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 벨레넨세스는 교체 선수가 없어 결국 6명만 그라운드에 남게 됐다. 심판은 3분 뒤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축구 규정 상 선수 퇴장, 부상 등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한 팀에 6명 이하가 되면 경기가 중단된다. 벤피카는 결국 7-0으로 이겼다.

경기 뒤 벨레넨세스 선수단을 공식 성명을 내고 “축구 경기는 경쟁력이 있을 때만 뛸 마음이 생긴다. 오늘 (우리들에게는) 그 마음이 없었다”고 밝혔다. 수아레즈 회장도 경기 뒤 “오늘 경기는 우리들에게 수치스러웠다”고 말했다. 상대 팀인 벤피카도 마찬가지였다. 벤피카 측은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포르투갈 축구에게 어두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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