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QS, 늘어난 조기 강판…류현진의 롤러코스터 투구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12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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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더블헤더에서 2승을 수확하며 아메리칸리그 공동 2위에 오른 날, 류현진(34)은 웃기 힘들었다. 그는 토론토 입단 후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한 시즌을 치르면 매번 잘할 수는 없고,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류현진을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류현진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꾸준하던 강점을 잃고 기복 심한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했다.

무실점 이닝이 한 번도 없는 등 볼티모어 타선을 상대로 고전했다. 1회와 2회에는 홈런을 잇달아 맞았고, 3회 위기 상황에서는 ‘교체 타이밍을 늦춘’ 찰리 몬토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아메리칸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볼티모어는 지난 1일 경기에서도 노히트로 묶이다가 6회 2사에서 몰아치기로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바 있다.

류현진의 투구 내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구속, 제구 등 어떤 부분도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속구,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은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지난 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빠르고 묵직한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던 것과는 180도 달랐다.

이날 류현진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는 “오늘은 내가 던지는 날이며 로테이션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토론토 벤치의 세심하지 못한 관리도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은 양키스전에서 80개의 공만 던졌지만, 전력투구를 펼치면서 왼팔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류현진의 등판 일정도 최종적으로 경기 전날에 확정됐다. 토론토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해도 최상의 전력을 갖추기 위해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단 온전히 토론토 벤치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계속 상승하더니 4.11까지 치솟았다. 시즌 개막 후 가장 높은 수치다.

류현진은 후반기에 4승을 수확했는데 이 4경기에서 찬사를 받을 만큼 좋은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다른 경기에선 류현진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줄어는 반면 조기 강판은 늘었다. 류현진이 후반기 11경기 중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것이 4차례였다. 최근 7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한 번만 기록했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호투한 적도 손에 꼽을 정도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패전을 피했다. 불행 중 다행일 수 있지만, 그를 둘러싼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에이스답지 않게 꾸준하게 못 던지는 류현진에 대한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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