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보치아 대표팀,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 향해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8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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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출발했다.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인전 예선에서 정성준(43·경기도·BC1), 정호원(23·강원장애인체육회), 김한수(29·경기도·이상 BC3)가 나란히 승리했다.

정성준(공동취재단)
정성준(공동취재단)
첫 주자로 나선 정성준은 쿠리노바 카테리나(35·체코)를 8-2로 누르며 승전고를 전했다. 대표팀 임광택 감독은 “첫 경기라 긴장할 것 같아 차분히 하자고 했다. 뇌병변이라 몸이 더 경직될 수 있는데 잘해주었다”고 말했다.

정호원(공동취재단)
정호원(공동취재단)

이어 한국 보치아 간판 정호원은 체탁와(36·홍콩)를 8-1로 제압했다. 세계랭킹 3위 정호원은 2016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도쿄에서도 정상을 노린다. 정호원은 “패럴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은 있다. 2년 만의 대회 출전이라 긴장도 된다”면서도 “어느 때보다 간절하고 절실하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에서 태극기를 정상에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한수(공동취재단)
김한수(공동취재단)

어머니 윤추자 씨(61)와 호흡을 맞춘 세계랭킹 38위 김한수는 파란을 일으켰다. 세계랭킹 2위 호윈케이(28·홍콩)를 4-2로 꺾었다. 김한수는 “2012 런던과 2016 리우 개인전에서 모두 4위를 했다. 이번 도쿄 대회에선 개인전 메달을 꼭 따고 싶다. 페어에서도 메달이 목표”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일주일 전 김한수는 묘한 꿈을 꾸었다. 호윈케이를 상대로 꿈속에서 일전을 펼쳤고 아쉽게 패했다. 윤추자 씨는 당시 시무룩해 하는 아들에게 “꿈은 반대”라고 말해줬다. 어머니 예견대로 꿈과 현실은 반대로 나타났다.

임광택 감독도 김한수의 승리에 기뻐하며 “3년 만에 대회에 나와 경기 감각이 걱정 됐다. 게다가 첫 상대는 최근 기량이 급상승 중인 세계랭킹 2위였다.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가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이날 개인전 예선 대표팀 마지막 출전 선수인 이용진(20·충남)은 산토스 마시엘(36·브라질)에게 0-11로 패했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로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다. 보치아는 근접전으로 표적구(흰색)에 자기 공(빨간색 또는 파란색 6개)을 가까이 붙이며 경기한다. 표적구에서 상대공보다 더 가까운 공 1개당 1점을 얻는다. 출전선수는 손이나 발, 또는 막대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 공을 던지거나 굴리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룬다.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보내려면 집중력과 정확도가 필요하다. 또한 상대 공을 막거나 피하는 과정에서 머리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진다.

개인전과 2인조 경기는 4엔드, 단체전은 6엔드로 진행한다. 공 무게는 275g, 둘레는 270mm가 기준이다. 보치아 공 무게는 야구공 약 두 배이고, 둘레는 핸드볼 공과 야구공 중간 정도다.

보치아의 역사는 돌로 된 표적에 큰 돌을 던지는 경기를 했던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5200년경 이집트 고분에서 보치아 장비와 비슷한 유물과 벽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보치아는 중세 사람들이 시장과 거리에서도 즐기던 스포츠이기도 하다. ‘보치아’라는 말은 ‘공을 굴리다’라는 뜻인 이탈리아어에서 왔다. 경기 중에 상대 공을 밀어내는 모습은 우리의 구슬치기와도 비슷하다. 보치아는 1984년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한국은 보치아 강국이다.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이 종목에서 8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 9연패를 이뤘듯 보치아 대표팀도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도쿄에 입성했다.

보치아 스포츠 등급은 BC1~BC4로 나눈다. 뇌병변 장애(뇌성마비, 뇌졸중, 외상성뇌손상 등)는 BC1~BC3에 속한다. 운동성 장애는 BC4로 분류한다. 장애 정도가 가장 심한 BC3 등급은 경기 파트너가 함께 참여한다.


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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