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의 사나이’ 조기성, 영법 완전히 다른 평영서 깜짝 6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2016 리우패럴림픽 자유형 3관왕
도쿄선 “수영 즐기자” 색다른 도전
오늘부터 주종목서 본격 메달사냥
접영100m 조원상은 7위로 마무리

한국 장애인 수영 간판 조기성이 25일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평영 50m(SB3) 결선을 마친 뒤 자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조기성은 51초58로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쓰며 6위에 올랐다.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장애인 수영 간판 조기성이 25일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평영 50m(SB3) 결선을 마친 뒤 자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조기성은 51초58로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쓰며 6위에 올랐다. 도쿄=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수영 황제’ 마이크 펠프스(36·미국·은퇴)는 올림픽 수영에서 무려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평영 종목에서는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도 하나 따지 못했다. ‘펠피시(펠프스+피시)’에게도 평영이 난공불락이었던 건 자유형과 접영, 배영은 사용하는 근육이 비슷한 반면 흔히 ‘개구리헤엄’이라고 부르는 평영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 남자 자유형 50-100-200m(S4)에서 3관왕을 차지한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2020 도쿄 패럴림픽 무대에서 자유형과 평영에 동시에 나서기로 건 ‘재미있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뇌병변 장애인인 조기성은 수영 SB3, S4 스포츠 등급에서 팔, 어깨 등 상체 근육을 활용해 헤엄을 친다. 반면 평영은 하체 힘이 더 많이 필요하다. 조기성은 “계속 자유형만 하다 보니 기록 정체기가 와서 힘들었다. 이러다 수영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 같아 새로운 영법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평영을 시작한 뒤 기록을 줄여나가는 재미가 생겼다. 한때 은퇴 생각까지 했었는데 요즘에는 수영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 재미는 도쿄 패럴림픽 무대에까지 이어졌다. 25일 오후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평영(SB3) 50m 결선에 나선 조기성은 휠체어를 탄 채 왼쪽 가슴의 태극기를 두드리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7번 레인에서 경주를 벌인 조기성은 51초58의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조기성은 경기를 마친 뒤 “몸 상태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는데 전반과 후반에 페이스 차이가 많이 났다. 후반 페이스를 잡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앞으로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얻었다. 앞으로도 계속 평영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길호 대표팀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대회에 못 나갔다. 2019년 장애인전국체육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회가 없었다. 앞으로 대회를 거치면서 영법을 완성해 가겠다. 내년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완성형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접영 100m(S14)에 출전한 조원상(29·수원시장애인체육회)은 58초45로 터치패드를 찍으면서 7위로 경주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조원상은 다음 달 2일 배영 100m에도 출전한다.

한편 한국 탁구 대표팀 막내 윤지유(21·성남시청·S3)는 이날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단식 예선에서 2연승을 챙기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서수연(35·광주시청)도 S1-2 단식 첫 경기에서 마리암 알미리슬(29·사우디아라비아)을 3-0(11-1, 11-1, 11-2)으로 제압하고 첫 승리를 따냈다.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휠체어 농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리우 대회 은메달 팀 스페인에 53-65로 졌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패럴림픽공동취재단
#조기성#영법#평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