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7㎞ 차이’ 난민팀 사이클 선수의 아름다운 꼴찌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29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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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개인 도로 사이클 22.1㎞경기서 선두와 7㎞차이
마소마 알리 자다 "여성 뭐든 도전할 자유 있다"

도쿄올림픽에 첫 출전한 난민팀 여성 사이클 선수가 1등과 ‘압도적인 차이’로 꼴찌를 했지만, 8200만 난민과 여성에게 감동을 주는 그녀의 아름다운 도전이 알려졌다.

지난 28일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도로 사이클 22.1㎞’ 경기가 후지 국제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됐고, 25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인구수보다 자전거의 수가 더 많은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 선수 두 명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을 따낸 아네미크 반 블뢰텐(네덜란드) 선수는 30분 13.49초를 기록했다.

뒤에서 두 번째인 24위는 34분 56.95초라는 스코어를 낸 폴란드 선수 안나 플리타였다. 이는 1위와 4분 57초 차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스코어가 있다.
1등과 14분 차이 24등과 9분 차이인 꼴찌(25위) 난민팀 여자 사이클 선수 마소마 알리 자다이다.

마소마는 22.1㎞ 경기를 44분 4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1등이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마소마는 대략 7㎞ 정도 뒤에 있었다는 것. 즉 완주를 3분의 1이 남기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15㎞ 구간은 내리막이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하는 구간이다. 그러나 마소마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페달을 밟았다.

앞서 경기를 치르기 2주 전 마소마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끝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내 꿈은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출생인 마소마 알리 자다는 이란으로 망명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고향인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와서 젊은 여성들과 함께 사이클링 단체를 만들었다.

여자가 운동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보는 나라에서 마소마는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

하지만 마소마의 가족은 소수민족인 하자라족으로 신변을 위협당했으며, 마소마가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당했다.

결국 마소마와 가족들은 2017년 프랑스로 또다시 도망쳤다.

이러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마소마는 사이클링 대회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꿈을 꿀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여성은 무엇이든 (도전)할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28일 마소마는 경기를 마친 후, “나는 난민팀을 대표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나는 기록과 상관없이 전 세계 8200만 난민들에게 꿈과 평화를 줬다. 꿈을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한편 마소마는 프랑스 릴(Lille)에 살며 토목공학 학위를 얻기 위해 공부와 사이클링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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