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은 탈락했지만 훌쩍 커버린 ‘막내궁사’ 김제덕

도쿄=유재영기자 입력 2021-07-27 19:12수정 2021-07-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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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떨어지니 속이 후련하고요. 더 배워야겠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2관왕인 17세 천재 궁사 김제덕(경북일고)의 3관왕을 향한 질주가 아쉽게 멈췄다. 김제덕은 27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2회전(32강)에서 독일의 플로이안 운루에게 3-7(30-28, 27-27, 27-28, 26-27, 28-29)로 덜미를 잡혔다. 랭킹 라운드 1위로 64강에서 말라위의 데이비드 아레네오를 6-0으로 가볍게 꺾은 김제덕은 32강 전에서도 1세트에 10점 3개를 연속으로 명중시키며 쉽게 경기를 이기는 듯 했다. 그러나 3-1로 앞선 3세트 태풍권 영향에 들어온 양궁장의 강한 바람에 조준점이 약간 흔들리며 연속으로 3세트를 내주고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김제덕이 당연히 결승까지 갈 줄 알았던 국내외 취재진과 자원 봉사 요원들이 경기 결과에 일제히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첫 날 랭킹 라운드와 혼성전을 치른데 이어 26일 남자 단체전을 소화하고 다음 날 개인전에 나서는 빡빡한 일정이 올림픽을 처음 경험하는 김제덕에게 체력적, 심리적으로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제덕은 단체전 경기 중 계속 파이팅을 외치느라 목이 쉬어 이날 개인전에서는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 샤우팅과 소리를 내지르며 자신있게 활 시위를 당기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다르게 사대에 선 것이 오히려 집중에 방해가 됐다. 64강이 끝난 후에도 “태풍이 오는 듯 하다. 과감하게 슈팅을 해야될 것 같다. 어제는 좋은 꿈을 안 꿨다”며 집중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경기 후 아쉬움에 눈가가 촉촉이 젖은 김제덕은 “3세트에 좌우로 부는 바람에 헷갈렸다. 3시, 9시 방향으로 순식간에 바뀌는 바람에 버벅거리면서 경기를 했다. 선수는 사대에 들어가서 빨리 상황 캐치를 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며 “목이 정상적이지 않아서 파이팅을 안 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했다. 파이팅을 안하니 긴장감이 있었는데 컨트롤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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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보다는 단체전에 집중하자는 목표를 이뤄 개인전 탈락에도 마음은 후련하다는 김제덕은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서면서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한국 선발전처럼 했다면 더 잘했을 것 같은데 올림픽 무대는 정말 다른 느낌이다. 큰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고 더 많이 배워야할 것 같다”라며 팀 동료 선배, 지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제덕은 도쿄로 오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훌쩍 성장한 뒷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장을 떠났다.

도쿄=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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