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 생각했던 조코비치에 들려온 “백핸드 노려라”

김정훈 기자 입력 2021-06-15 03:00수정 2021-06-15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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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 5년 만에 정상 탈환… 세계 5위 치치파스에 1, 2세트 내줘
패색 짙을 때 소년 팬 응원 들려… 3개 세트 모두 잡고 극적 역전승
“응원 고마워” 소년에 라켓 선물… 역대 3번째 메이저 4개 대회 다승
14일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가 우승 트로피를 안은채 ‘넘버원’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하늘로 뻗고 있다. 롤랑가로스=신화 뉴시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5년 만에 프랑스오픈 정상을 탈환했다. 조코비치는 14일 우승으로 또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2회 이상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이날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4시간 11분의 대접전 끝에 세계랭킹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를 3-2(6-7<6-8>, 2-6, 6-3, 6-2, 6-4)로 꺾었다.

이날 조코비치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도 허무하게 치치파스에게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3세트부터 자신의 주특기인 서브에이스와 백핸드 다운더라인 등으로 치치파스를 몰아붙여 짜릿한 뒤집기 드라마를 연출했다. 우승 상금은 140만 유로(약 19억 원).

조코비치는 이날 우승 직후 라켓을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하던 소년 팬에게 선물했다. 조코비치는 “1, 2세트를 내줬을 때 내 안에서 ‘이제 끝났다’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때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내 안의 다른 목소리를 더 크게 내려고 했다. 특히 0-2로 지고 있을 때 한 소년 팬이 ‘서브 게임을 잘 지켜라’ ‘상대 백핸드를 공략하라’는 식으로 응원해줬다”며 “나를 응원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라켓을 선물했다. 결국 내가 우승을 해 매우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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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는 남자 선수로는 3번째, 1968년 이후로는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 남자단식을 모두 2번 이상씩 우승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호주오픈 9회, 윔블던 5회, US오픈 3회, 프랑스오픈 2회의 우승컵을 각각 차지하며 코트 표면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능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케이스는 1967년 로이 에머슨(호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에 이어 조코비치가 세 번째지만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만 따져서는 조코비치가 최초다.

조코비치는 또 역대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를 19회로 늘리면서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의 20회를 바짝 추격했다. 이달 말 윔블던에서도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메이저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운다. 올해 열린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등 2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모두 차지한 조코비치는 “나는 ‘골든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대회 우승 및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할 좋은 위치에 있다”며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품에 들어온 줄 알았던 대어를 놓치며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날린 치치파스는 시상식이 끝난 뒤 조모상 사실을 안타깝게 공개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결승전 시작 5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나의 모습은 할머니가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우승 트로피를 들고, 승리를 축하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조코비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는 4위를 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조코비치#프랑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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