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 나설 우크라이나 축구 대표팀 유니폼에 크림 반도를 새겨 넣었다. 이에 크림 반도를 놓고 분쟁 중인 러시아가 곧바로 UEFA에 항의, 큰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9일(한국시간) 유로 2020에 나설 대표팀 유니폼을 발표했다. 유니폼 상의 전면에는 크림 반도가 포함된 우크라이나 지도가 표기돼 있다.
크림반도는 흑해 북부 연안에 위치한 반도다.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여긴다.
러시아에선 현재 지배하고 있는 주체가 러시아인만큼, 크림반도는 당연히 러시아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 측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많은 정치적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갈등이 워낙 심한 탓에 UEFA는 두 나라가 조별 라운드에서 만나지 않도록 조 추첨에서 예외 규정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예민할 수밖에 없는 유니폼을 발표하면서, 양 측의 갈등은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불만이 크다. 정치적으로 논란인 소재를 스포츠에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영국 매체 BBC 스포츠는 9일(한국 시간) “러시아는 스포츠에 정치적 요소를 끌고 온 건 UEFA 원칙 위반이라 주장하며, UEFA에 공식 항의 레터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정치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 그저 우크라이나 유니폼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넣고 우크라이나의 자긍심을 높이려는 것일 뿐”이라고 맞섰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유니폼 옷깃에 ‘영웅들에게 영광을’이라는 문구를 새겼는데, 이는 소련으로부터 독립 운동을 할 때 사용했던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슬로건이다. 안드리 파벨코 우크라이나 축구협회 회장 역시 “이번 유니폼 디자인은 우크라이나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또 다른 스포츠에서도 이와 비슷한 갈등을 초래한 디자인이 있었다. 바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이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한국 땅인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성화 봉송지도를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경기장에서 ‘욱일기 응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일 한국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공식 레터를 보내 독도 지도 문제에 대해 중재에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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