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오른 야수, ML선 흔한 풍경

황규인 기자 입력 2021-04-13 03:00수정 2021-04-1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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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화 강경학-정진호 화제여도 미국선 2011년 8번 이후 크게 늘어
작년엔 162경기 기준 100번 나와
“미국(메이저리그)에서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안경현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10일 두산과 한화가 맞붙은 대전 경기를 중계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1-14로 뒤진 9회초 수비 때 내야수 강경학(29·사진)과 외야수 정진호(33)를 잇달아 마운드에 올린 뒤 나온 발언이었다. 안 위원은 “입장료를 내고 이 경기를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있다. 나 같으면 안 본다”고도 말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 사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렇게 한다. 꼭 2년 전 NC 외야수 알테어(30)도 같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알테어는 뉴욕 메츠 소속이던 2019년 4월 10일 안방경기 때 필라델피아에 1-14로 뒤지던 9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시속 90마일(약 145km)짜리 속구를 뿌리며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알테어가 아주 드문 존재였던 것도 아니다. 그해 메이저리그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건 총 90경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팀당 60경기씩만 진행한 지난해에도 37경기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팀당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00경기에 해당하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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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도 2011년만 해도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건 8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렇게 ‘야수 등판’ 사례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구원 투수가 ‘귀한 몸’이 됐기 때문이다. 2011년 메이저리그 각 팀에서 마운드에 올린 구원 투수는 경기당 평균 2.9명이었다. 지난해에 이 숫자는 3.4명으로 0.5명 늘었다. 두 경기당 구원 투수를 한 명씩 더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각 팀은 이미 승부가 기운 경기에서 구원 투수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야수에게 마운드를 맡기는 전략을 선택하게 됐다.

야수 등판은 선수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시카고 컵스 1루수 앤서니 리조(32)는 팀이 애리조나에 1-7로 뒤지던 2018년 7월 23일 안방경기 때 마운드에 올라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리조는 경기 후 “다시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겠다. 통산 평균자책점 0.00인 투수로 남고 싶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27·현 LA 에인절스)를 제외하면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 8월 6일 한신 안방 고시엔구장에서 요미우리 내야수 마스다 다이키(28)가 9회 1사후 마운드에 섰다. 이는 2000년 6월 3일 이가라시 아키히토(53·은퇴)가 한 경기 전 포지션 출장을 목표로 마운드에 오른 뒤 20년 만에 나온 야수 등판 사례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마운드#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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