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타 없는 삼성생명, 똘똘 뭉쳐 ‘0% 확률’ 뚫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6일 03시 00분


5차전 KB 꺾고 ‘4위 챔프’ 새역사
7번 준우승 딛고 15년만에 우승… 2연승 뒤 2패 침체된 분위기서
1Q 18-11 앞서고 3Q 승기 잡아… 22점 김한별 압도적 득표 MVP
박지수 의존한 KB, 결국 독이 돼

“당연히 김한별”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KB스타즈를 74-57로 꺾고 3승 2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2006년 여름리그 우승 이후 15년 만의 우승이자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 팀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우승 뒤 펼쳐진 축하 세리머니에서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한별(앞)을 손으로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용인=김민성 스포츠동아기자 marineboy@donga.com
“당연히 김한별”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1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KB스타즈를 74-57로 꺾고 3승 2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2006년 여름리그 우승 이후 15년 만의 우승이자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 팀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우승 뒤 펼쳐진 축하 세리머니에서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한별(앞)을 손으로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용인=김민성 스포츠동아기자 marineboy@donga.com

삼성생명이 여자프로농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정규리그 4위 팀으로 첫 챔피언에 등극하면서다.

삼성생명은 15일 안방인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정규리그 2위 KB스타즈를 74-57로 눌렀다. 3승 2패를 기록한 삼성생명은 2006년 여름리그 이후 7차례 준우승 끝에 15년 만의 타이틀(통산 6회)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7전 8기로 반란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을 제압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국가대표 최강 센터 박지수가 버틴 KB스타즈를 맞아 1, 2차전을 이긴 뒤 3, 4차전을 내줘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기적처럼 다시 일어났다. 챔피언결정전 초반 2연승한 팀의 우승 확률 100%도 깨지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14승 16패) 팀으로는 처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까지 세웠다.

이날 노련하게 공격을 조율하며 22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린 김한별은 기자단 투표에서 85표 중 66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지수를 맡은 배혜윤은 15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우승을 도왔다. 김보미와 김단비도 나란히 12점을 보탰다.

삼성생명은 경기 초반부터 박지수가 쉽게 골밑으로 접근해 슛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수비가 효과를 봤다. KB스타즈는 1쿼터 21개의 야투를 시도해 5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김한별이 9점을 퍼부은 1쿼터를 18-11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한 삼성생명은 3쿼터 초반 4분여간 KB스타즈를 무득점으로 묶고 김단비의 3점포와 윤예빈의 득점으로 41-30까지 달아났다. 4쿼터 5분여를 남겨 놓고 66-51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5차전을 앞두고 “공 하나를 더 잡고, 스텝 하나를 더 하겠다”고 선수들을 독려한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우승 뒤 감독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선수, 코치로 우승을 경험했지만 감독으로 첫 우승을 이끈 뒤 헹가래를 받은 임 감독은 “계속 마음을 졸이다가 경기 종료 2, 3분 남기고 나서야 우승을 확신했다. 수훈 선수는 벤치에 있던 선수들로, 주전들에게 힘을 줬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제도 폐지로 박지수를 앞세워 절대 1강으로 꼽힌 KB스타즈는 삼성생명의 끈질긴 투혼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박지수는 17득점, 16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지만 나머지 선수는 모두 10점 미만의 득점을 기록했다. 박지수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결국 독이 됐다.

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자프로농구#삼성생명#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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