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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떠난 권혁 “내 선수 생활은 화려하지 않았다”
뉴시스
업데이트
2021-01-31 12:40
2021년 1월 31일 12시 40분
입력
2021-01-31 12:39
2021년 1월 31일 12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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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모처럼 가족들과 시간 보내는 중"
"어딘가에는 내 역할이 필요한 자리가 있을 것"
“시즌 준비를 안 하는 건 20년 만인 것 같아요.”
2002년에 데뷔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인생의 절반을 현역 선수로 살아왔던 권혁(38)은 이제 ‘전 프로야구 선수’다.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권혁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질렀던 권혁은 몸상태가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유니폼을 벗었다.
권혁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나름대로 고민을 했는데 더 이상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미련없이 그만뒀다”고 돌아봤다.
은퇴 후 맞이하는 첫 겨울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운동을 안 해도 된다는 점이다. 작년까진 개인 훈련과 스프링캠프로 바쁜 겨울을 보냈지만 지금은 다르다.
권혁은 “몸만들기를 안 해도 되는 겨울은 2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이 시기에는 늘 외국에 있었는데 한국에 있는 것도 마찬가지”면서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하루 일과 중 대다수 시간을 아이들과 놀아주는데 할애하는 중이다. 전화통화 중에도 간간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권혁은 “매번 집 밖에 나가있는데 이제는 계속 가족들과 함께 한다. 그동안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했는데 지금은 여유롭게 잘 지내고 있다. 힘들진 않다”고 웃었다.
이어 “은퇴를 했지만 관리는 꾸준히 하고 있다. 배가 나오면 안 되니깐. 살은 오히려 빠졌다. 음식량을 줄이니 체중이 줄더라”고 보탰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를 통해 프로에 뛰어든 권혁은 프로 통산 781경기에 출전했다. 영원한 삼성맨으로 남을 듯 했던 그는 2015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해 네 시즌을 소화했다. 마지막 2년은 두산에서 보냈다.
통산 홀드 2위(159)와 6번의 우승,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낸 것과 대조적으로 권혁은 조용한 작별을 택했다. 은퇴식은 물론 흔한 기자회견 조차 없었다.
권혁은 ‘경력에 비해 잠잠하게 떠난 것 같다’는 이야기에 “아니다. 내 선수 생활은 화려하지 않았다. 깔끔하게 물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은퇴식의 아쉬움도 없다고 했다. “사실 내가 원클럽맨도 아니지 않나. 은퇴식 욕심은 정말 없었다. 괜찮다”고 전했다.
권혁은 당분간 재충전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생각이다. 진로를 구체적으로 결정하진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야구계에 보답하겠다는 큰 틀은 세워둔 상태다.
“학생들을 가르쳐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공부도 해보고 싶다”는 권혁은 “어디에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딘가에는 내 역할이 필요한 자리가 있을 것”이라면서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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