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PS 1선발 호투 소형준, “2번째 등판까지 벤치에서 파이팅”[김배중 기자의 핫코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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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선발을 호투로 장식한 KT 신인 소형준. 동아일보 DB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선발을 호투로 장식한 KT 신인 소형준. 동아일보 DB

“가장 긴장됐던 경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9일 디펜딩챔피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선발로 나서 6과 3분의 2이닝 3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슈퍼루키’ 소형준(19·KT)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PS) 등판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신인왕을 예약한 소형준은 KT의 창단 첫 가을무대 첫 경기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KBO리그 PS 역사상 역대 최연소(19세) 1선발 등판. 신인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웠다는 우려가 따랐지만 찬사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을무대 경험이 풍부한 두산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소형준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4회 2사 이후에야 첫 안타를 터뜨렸을 정도였다. 소형준은 “정규리그 때와 똑같은 타자들을 상대로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하려고 생각했을 뿐이다. 지난해 (부산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일본전 등판이 더 긴장됐다”고 말했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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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형준은 일본과의 슈퍼라운드에서 선발로 나서 6과 3분의 2이닝 8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스스로 덜 긴장됐다던 PS 데뷔전에서 ‘한일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평소와 달랐던 모습들이 있었다. 7회 2사 후 투구 수 100개를 채운 소형준은 강판이 결정된 뒤 마운드 위에서 포수 장성우에게 인사를 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소형준은 “성우 선배는 평소에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리드를 잘 해준다. 두산을 상대로 정규리그 때 변화구를 많이 던져서 알고 들어올 거라 생각하고 (1차전 전에)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성우 선배가 이 마음을 알고 투심 등 패스트볼 계열 구종 사인을 많이 내줘 나도 믿고 던졌다. 보통 때는 강판 이후 더그아웃에서 인사했는데 어제는 나도 모르게 마운드에서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큰 경기에서 얻은 ‘호투’라는 결과물은 평소와 다름없이 던졌다고 한 신인에게도 형용하기 힘들 만큼 기쁜 일이었다.

KT 제공
KT 제공

개인이나 팀이나 승리라는 결과를 얻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경기 전 인터뷰에 나선 소형준의 첫 말도 “(1차전 패배가)아쉽다”였다. 하지만 적잖은 자신감을 얻은 듯도 했다. 소형준은 “19살이라 경험이 없고 어려움을 겪을 거란 우려가 있었다는 걸 안다. 자신이 있었고 보란 듯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팀원들을 믿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한 번 더 등판할 수 있게 벤치에서 팀원들을 파이팅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번 더 던질 수 있게 좋은 컨디션을 유지 하겠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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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 3선승제의 PO가 4차전 이상 진행되면 1차전 선발로 나섰던 소형준은 그의 바람대로 한 번 더 등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호투가 팀을 창단 첫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제2의 …’로 불리기보다 ‘에이스’를 꿈꾼다는 소형준이 두 번째 PS 등판에 나서 1차전 때와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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