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통산 18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날려버렸다.
조코비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스페인·세계랭킹 27위)와의 US오픈 테니스(총상금 5340만 2000달러) 남자 단식 16강전, 1세트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실격패했다.
홧김에 친 공이 선심의 목을 강타해 부전 패한 것이다. 올해 들어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고 26연승 가도를 달려온 그였다.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5-6으로 역전당하자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 무심코 들고 있던 공을 코트 바깥쪽으로 쳐냈는데, 공교롭게도 이 공이 여자 선심의 목에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공에 맞은 선심은 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조코비치는 사과했지만 실격패를 면치 못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코트에서 고의적으로나 무모하게 공을 쳐 낸 조코비치에게 규정에 따라 실격패를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USTA는 “조코비치가 실격패했기 때문에 세계랭킹 포인트와 상금도 획득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이없게 실격당한 뒤 가방을 싸 경기장을 떠났다.
이로써 조코비치의 18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도전 및 올 시즌 26승 무패의 연승 행진도 끝났다.
조코비치는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당시 상황이 나를 슬프고 허무하게 만들었다. 선심이 괜찮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선심을 다치게 해서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실격패를 앞으로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교훈으로 삼겠다. US오픈 관계자를 비롯해 모든 사람에게 내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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