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위서 4위로… 박인비 ‘여제는 여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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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메이저 AIG오픈 1언더
퍼트 물올라 투어 성공적 복귀
우승은 세계304위 무명 포포프
역대 ‘메이저 퀸’ 중 최저 랭킹

21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0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 1라운드. 먹구름이 잔뜩 끼고 강한 바람이 불던 18번홀(파4)에서 박인비(32·사진)는 투온을 노리며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하지만 강풍에 밀린 공은 그린 밖으로 나갔다.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놓친 박인비는 이날 버디 2개, 보기 6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6오버타 77타로 공동 88위로 처졌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골프 여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꾸준히 타수를 줄여 10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최종 4라운드에서는 버디 7개를 몰아 치며 ‘톱5’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인비는 24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언더파 283타를 적어낸 그는 단독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올해 2월 호주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을 이루진 못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6개월 만의 LPGA투어 복귀전에서 여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과시했다. 박인비는 “1라운드 빼고는 전체적으로 좋았다”며 “마지막 날에 버디 맛을 많이 봐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1라운드 부진이 없었더라면 충분히 우승 경쟁도 할 수 있는 컨디션이었다. 라운드당 퍼팅 수도 26개에 불과했다. 박인비도 “특히 퍼팅감이 살아난 것이 좋았다”고 했다.

대회 우승컵은 세계랭킹 304위의 무명 선수 소피아 포포프(28·독일)가 차지했다. 보렐리아균 감염이 원인인 라임병을 앓고 있는 그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LPGA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다른 선수의 캐디로 나섰고, 간간이 미니 투어에도 출전했던 포포프는 LPGA투어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독일 선수가 됐다. 또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순위로 메이저 우승을 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포포프는 “1주일 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67만5000달러(약 8억 원)의 우승 상금을 받는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lpga투어#박인비#4위#소피아 포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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