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다운 RYU, 자신감 키운 KK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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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선발 출격 ‘해피 엔딩’… 류현진, 볼티모어전 6이닝 1실점
강타선 땅볼 유도하며 완벽봉쇄, 팀 연패 끊고 2승째… ERA 3.46
김광현, 컵스전 3.2이닝 1실점… 1회 1사 만루서 위기관리 돋보여

류현진(토론토)이 18일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위쪽 사진). 전날까지 팀 타율이 메이저리그 전체 3위였던 강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7-2 승리를 이끌며 2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에 2시간여 앞서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 하며 팀 승리(3-1)의 발판을 놨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2명이 동시에 선발로 나선 것은 2007년 서재응, 김병현 이후 13년 만이다. 볼티모어·시카고=AP 뉴시스
류현진(토론토)이 18일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위쪽 사진). 전날까지 팀 타율이 메이저리그 전체 3위였던 강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7-2 승리를 이끌며 2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에 2시간여 앞서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 하며 팀 승리(3-1)의 발판을 놨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2명이 동시에 선발로 나선 것은 2007년 서재응, 김병현 이후 13년 만이다. 볼티모어·시카고=AP 뉴시스
2007년 4월 16일.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인 탬파베이 서재응(43)과 콜로라도 김병현(41)은 메이저리그(MLB)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미네소타전에 나선 서재응은 7이닝 4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김병현은 애리조나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로부터 13년 4개월여가 흐른 18일. MLB에서 뛰는 두 명의 한국 투수 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같은 날 동반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토론토 7-2 승)째를 수확하며 팀의 2연패를 끊었다. 류현진의 등판에 앞서 시카고 컵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광현은 3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팀 승리(3-1)에 디딤돌을 놓았다. 류현진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라커룸에서 (김광현의) 경기 모습을 보며 응원했다. 같은 날 선발 등판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 땅볼 장인 된 류현진

류현진이 상대한 볼티모어 타선은 전날까지 MLB 전체 타율 3위(0.265)에 올라있을 정도로 강타선을 자랑하고 있었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798로 전체 3위였다. 캠든야즈는 MLB에서 손꼽히는 타자 친화 구장. 오른쪽 외야 뒤편이 건물로 막혀 있어 투수들에게는 위축감을, 타자들에게는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정상 궤도에 오른 류현진에게 볼티모어 타선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6회까지 안타 4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시즌 처음으로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장타는 실점으로 연결된 4회말 2루타뿐이었다. 류현진은 안타로 주자를 내보낸 뒤에는 병살타를 유도해 손쉽게 위기를 벗어났다.

1회에만 땅볼 3개로 간단히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6회까지 잡은 아웃카운트 18개 중 땅볼 11개로 13개(병살타 2개)의 아웃카운트를 이끌어냈다. 왼손 투수에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던 볼티모어 1번 타자 안세르 알베르토를 상대로 연속 삼진 포함 3타수 무안타로 완승을 거둔 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속구 최고 시속 148km를 기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4.05에서 3.46으로 크게 낮췄다. 투구 수는 86개밖에 되지 않았다. 토론토 구단 트위터는 류현진이 8월 3경기에서 17이닝 동안 18탈삼진에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했다며 뜨거운 여름을 반겼다. 류현진이 7월 2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8.00이었다.

볼티모어 브랜던 하이드 감독은 “토론토가 아무 이유 없이 류현진과 거액의 계약을 맺은 게 아니다. 몸쪽 승부를 할 줄 아는 투수라 오른손 타자들에게도 강했다”고 치켜세웠다.

○ 긴장 속 임무 완수한 김광현

지난달 25일 구원등판 이후 24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1회말 스프링캠프 때 사용하던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올랐고,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을 향하던 중에는 사용한 로진백을 두고 와 다시 마운드로 향하기도 했다.

그래도 투구 내용은 노련했다. 1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맞은 김광현은 5번 타자 이언 햅을 삼진으로, 후속 타자 데이비드 보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2회말은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아쉬운 부분은 홈런. 1-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 햅에게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2개의 범타를 유도한 김광현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 수는 57개. 현지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이 MLB 선발 데뷔전에서 투구 수 60개를 정하고 등판했고 이를 채웠다”고 설명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강팀인 컵스를 상대로 성공적인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광현의 평균자책점도 9.00에서 3.86으로 크게 낮아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제구 잘됐고 컨디션 올라와”

▽류현진=등판 직전까지 클럽하우스에서 (김)광현이의 경기 모습을 보며 응원했다. 같은 날 선발 등판하게 돼 좋았다.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이라 긴장했을 텐데 잘 막은 것 같다. 계속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거다. (자신의 투구에 대해) 전체적으로 제구가 잘됐다. 시즌 초반보다 컨디션이 올라왔다. 구속이 덜 올라왔지만 힘이 붙은 것 같다. 헛스윙이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스윙 타이밍을 잘 뺏으며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것 같다. 타자들의 점수 지원도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오랜만의 실전투구라 긴장”

▽김광현=실전 투구를 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조금 긴장했다. (1회 1사 만루 위기에서) 한 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편안한 상태에서 던지려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동안 야외 훈련이 아닌 숙소에서 (거울을 보며 투구 동작을 하는) 섀도 모션 투구, (팔과 어깨를 풀기 위한) 튜빙밴드 위주의 훈련을 했다. 외출 금지 상태라 방 안에만 있다 보니 몸이 굳어 있는 느낌이었다.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
#메이저리그#류현진#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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