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父 “사과조차 없는 가해자들 엄중한 처벌받아야”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10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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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 부친 최영희 씨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10 © News1
고 최숙현 선수 부친 최영희 씨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10 © News1
지도자와 선배 등의 폭행, 가혹행위 등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사과조차 없는 가해자들은 법적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영희씨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히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숙현이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강했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까지 지낼만큼 스포츠를 사랑했다”면서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있겠나. 한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이 숙현이에게는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딸이 힘들어할 때마다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의 말만 믿고 타일러서 이겨내 보라고 잔소리한 것이 너무나 한이 맺힌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최 씨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최씨는 지난 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폭행을 인정하고 다음날 최 선수의 추모관을 찾은 남자 선배 김모씨에 대해서도 법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김씨는 그나마 양심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 김씨의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 해 사죄를 구했다. 하지만 김씨의 어머니에게 아들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법적 처벌을 받은 후 사과를 받겠다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6년부터 최숙현 선수를 때리고, 폭언을 하면서 괴롭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와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에 참석,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김씨에게 자격정지 10년의 징계를 내렸다.

또한 최씨는 “가해자가 걱정”이라고 발언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표현은 부적절하지만 전달하는 메시지가 다소 왜곡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임 의원도 내게 3번 전화를 하면서 국회차원에서 진상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더불어 “숙현이를 벼랑끝으로 몰고 간 가해자들이 아닌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체에 책임을 묻고, 팀을 해체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악하게 훈련을 해야만 하는 비인기종목인 트라이애슬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주시청팀은 건재해야만 한다. 그 누구보다도 트라이애슬론을 사랑한 숙현이도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나오기를 하늘에서도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만난 최 씨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지만 변호사를 통해 문체부에 의견서를 내기로 한 것 외에는 밝히기 어렵다. 궁금하더라도 참아주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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