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8번 홀 아쉬움’ 떨쳐낸 이소미, “다시 우승 도전”

김도헌 기자 입력 2020-06-30 08:46수정 2020-06-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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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0' 대회. 사진=KLPGA
“이미 지나간 일이다. 거기에 굳이 매달려 있을 필요는 없다. 당장 이번 주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우선이다.”

아쉬움은 일찌감치 훌훌 털어버렸다. 시선은 이미 용평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이소미(21·SBI저축은행)는 30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게 마지막 경기도 아니고, 1년 골프하고 그만둘 것도 아니다”면서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아있다. 한 번의 아쉬움 때문에 다음 경기까지 영향 받긴 싫다”고 했다. “지금 리듬이 나쁘지 않으니 이런 흐름을 이어간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연습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28일 경기 포천힐스CC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0’ 최종 4라운드.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로 달리다 1위 자리를 넘겨준 ‘챔피언조’의 이소미는 18번 홀(파5)에서 버디에 성공하면 먼저 게임을 끝낸 김지영2(24·SK네트웍스), 박민지(22·NH투자증권)와 공동 1위가 돼 연장에 돌입할 수 있었다. 18번 홀은 거리가 길지 않은 편이라 충분히 버디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이소미는 파 세이브도 하지 못한 채 보기에 그쳤고, 공동 3위로 대회를 끝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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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던 지난해 5월 E1 채리티오픈을 시작으로 10월 하이트진로챔피언십, 12월 효성챔피언십까지 이미 세 번이나 2위를 경험하며 우승 문턱에서 매번 주저앉았던 터. 그토록 갈망하던 프로 첫 우승의 감격은 이번에도 그를 외면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후반 4개 홀 정도를 남기고 선두에 2타 차로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 연장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비록 우승을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너무 내게 채찍질만 하면 오히려 더 힘들지 않겠나.
그동안 대개 한 라운드 정도는 오버파 치는 대회가 많았는데,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친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는 보기가 모두 3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예전에는 한 대회가 아니라 하루에도 3, 4개씩 보기를 했는데…. 조금은 발전한 내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데뷔 동기인 조아연(볼빅), 임희정(한화큐셀), 박현경(이상 20·한국토지신탁)은 일찌감치 우승 기쁨을 누렸다. 잘 나가는 동기들을 보면서 시샘도 느낄 만 하건만, 그는 “그 친구들은 실력이 되고, 그만큼 노력을 해서 우승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는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했고, 그건 실력이 부족했던 것일 뿐”이라며 “동기들을 보면서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 잡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채를 처음 잡은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최경주(50)의 전남 완도 화흥초등학교 후배다. “원래 (완도) 집 앞에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최경주 프로님이 졸업하신 학교에 방과 후 골프 수업이 생겼고, 골프가 좋아 일부러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화흥초등학교로 골프를 배우러 다녔다. 그러다 아예 전학을 갔다”고 소개한 뒤 “전교생이 채 50명도 되지 않은 작은 학교다. 최 프로님이 학교를 졸업하시고 세계적인 선수가 됐듯이, 어렸을 때 나도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며 ‘최경주 키드’로 골프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도중 “우승 상금을 타면 부모님 통장으로 모두 ‘쏴’ 드리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그는 “사실 지금도 모든 돈 관리는 부모님께서 하시지만, 우승 상금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어릴 적부터 프로에 가서 우승하고 상금을 받으면 꼭 부모님에게 모두 송금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어서 빨리 그런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소미는 7월 3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의 버치힐GC에서 개막하는 ‘맥콜·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 Golf’에 출전해 프로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이번에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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