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에 도움 주고파” 강정호에…키움 팬 반응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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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3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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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3차례 음주운전으로 야구팬들의 질타를 받은 강정호(33)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키움 팬들은 찬반 의견을 내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강정호는 2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사과 기자회견에서 “구단에서 절 받아주신다면, 첫 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기부하겠다”며 키움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키움 구단과 어느 정도 논의를 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치현 단장님과 한 번 통화했다”며 “자세한 이야기는 안했지만 김치현 단장님께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외에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키움 구단과 계약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를) 못하게 되더라도 어린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키움은 왜 받아들여야 하나’라는 질문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옛정으로 받아달라’고 하고 싶진 않다. 그러면 나도 면목이 없다”며 “키움에 들어가서 젊은 선수들이나 키움의 팬 분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키움이 더 좋은 팀이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복귀 반대 팬 “팀 분위기에 악영향” VS 찬성 팬 “야구단이 사회복지단체?”
강정호가 키움으로 복귀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키움 팬페이지 ‘영웅 게시판’에는 키움 팬들의 찬반 의견이 쏟아졌다.

먼저 강정호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들은 ‘구단 이미지’와 ‘팀 분위기’, ‘잘못의 크기’ 등을 지적했다. 강정호에게 투자할 돈으로 다른 선수들을 육성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보였다.

키움 팬 임** 씨는 “지금도 범죄구단 소리 들으면서 팬하고 있는데, 강정호까지 오면 더 이상 힘들어요. 강정호 영입 반대합니다”라고 썼다.

박** 씨는 “반대합니다. 오히려 기존 선수들한테 악영향 줘서 팀 전체로 봐도 손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어린 선수들이 뭘 보고 배울까요?”라고 적었다.

장** 씨는 “반대합니다. 처음도 아니고 음주운전을 세 번이나 했는데, 영입 자체를 고려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썼다.

이** 씨는 “저도 영입 반대합니다. 구단 재정이 넉넉하지도 않은데 연봉 몇 억씩 줘가며 쓸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라고 적었다.

사진=스포츠동아
사진=스포츠동아
반면, 강정호의 복귀를 찬성하는 이들은 구단이 자선단체는 아닌 점, 검증된 실력, 선수에 대한 애정 등을 언급했다.

오** 씨는 “야구단이 사회복지단체에요? 법적책임 다 받았고, KBO 징계 받았으면 됐지. 직장생활하면 이직도 못하고 평생 밥벌이 못 해야 돼요??”라고 했다.

이** 씨는 “강정호 선수가 히어로즈에 오면 쫄리나? 찐 히어로즈 팬들은 강정호 선수 영입을 절대 반대 안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조** 씨는 “반대하는 입장도 충분히 1000퍼센트 이해한다”면서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사랑했고, 응원했고, 눈물 짓게 했던 선수였기에 법의 입장이 아닌 한 사람의 팬으로서, 더 나아가 나이도 많은 강정호를 이해하는 입장까지 더 해 키움에서 받아주면 좋겠다”고 썼다.

박** 씨는 “복귀 후 선수로서의 성적과 관계없이 연봉 기부, 유소년 봉사 및 재능 기부 등을 통해 본인이 야구팬들에게 진 빚을 좋은 일로 조금씩 갚아 나갈 수 있게 마지막 기회를 줬으면 한다”며 “야구장에서 몰아내는 것만이 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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