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의 송곳 질문에 순간 당황했던 LG 류중일 감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6월 3일 17시 12분


코멘트
LG 감독 류중일. 스포츠동아DB
LG 감독 류중일.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진땀을 흘렸다.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나온 송곳 질문 때문이었다.

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호투했던 선발투수 이민호를 칭찬했다. “당분간 1군에 계속 데리고 있겠다. 선발로 2번 등판해 2실점만 했는데 코칭스태프에서 10일 간격으로 등판시키기에는 아깝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다음주 화요일(9일)에 등판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번갈아 5선발로 던지던 정찬헌도 4일 삼성전 등판으로 일정이 조정됐다. “예상보다 회복속도가 빨라서”라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올 시즌 LG에 처음 영패를 안겼던 전날 상대 선발투수 원태인에 대해서도 물었다. 류 감독은 “‘왜 못 칠까’하고 생각했는데 어제 경기를 끝내고 지인을 만났다. 그 지인이 ‘원태인이 좋더라.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하나도 없더라’고 얘기해줬다. 투수가 그렇게 컨트롤 좋게 던지면 타자들은 치기 힘들다. 우리도 못 쳤지만 원태인이 잘 던졌다”고 말했다.

사실 덕아웃에서 보면 투수의 공은 높낮이만 보이기 때문에 컨트롤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알기 어렵다. 다만 공이 타자 앞에서 살아 오르는 정도와 변화구의 꺾이는 각도 등을 보면서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류 감독은 자신이 본 것이 아닌 지인의 평가를 바탕으로 설명해준 것이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뜻밖의 질문이 추가됐다. “그 지인은 이민호 선수에 대해선 칭찬을 하지 않았나요?” 순간 류 감독은 당황했다. “사실 그 지인은 삼성 팬이다. 그래서 이민호 선수 칭찬은 없었다”고 답했다. 류 감독은 “질문이 예리했다. (나를) 땀나게 만들었다”며 인터뷰 장소를 떠났다. 과연 2일 밤 류 감독을 만나 원태인을 칭찬했던 그 지인은 누구일지 갈수록 궁금해진다.

잠실|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