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선 흔한 ‘야수의 등판’ 새 트렌드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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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황윤호, 9일 삼성전 공 4개
윌리엄스 감독 “불펜 보호 고육책”… 상대 감독도 “무례한 행동 아니다”

KIA 제공
KIA 제공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게 ‘뉴 노멀’이 될 수 있을까.

KIA는 9일 대구 방문경기 때 내야수 황윤호(27·사진)를 마운드에 올렸다. 8회초에만 9점을 내주면서 안방 팀 삼성에 2-14로 뒤져 있던 8회말이었다. 2사 만루에서 팀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황윤호는 공 4개를 던져 삼성의 1번 타자 박해민(30)을 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프로 첫 등판을 마쳤다. 윌리엄스 KIA 감독은 “중간 투수들을 너무 많이 썼고 다음 경기에도 대비해야 했다”고 황윤호를 마운드에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시즌 KIA 불펜 투수들이 이날까지 상대한 타자는 모두 200명으로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았고, 이들의 평균자책점은 7.33으로 가장 나빴다.

황윤호를 상대한 삼성의 허삼영 감독은 “(야수 등판이 상대팀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야구의 기본과 존중을 망각한 플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도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을 밝혔다.

팬들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상황을 맞이한다는 건 시즌 준비가 덜 되었다는 뜻이라고 비판하는 팬들도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야수 등판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2010년만 해도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건 9번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7년 36회, 2018년 64회, 지난해 85회로 야수 등판이 늘어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 마이클 로렌젠(28·신시내티) 같은 투타 겸업 선수가 마운드에 오른 기록은 뺀 숫자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난해 KT의 마지막 안방경기(9월 29일) 때 강백호(21)가 ‘팬 서비스 차원에서’ 등판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정규리그 경기에서 야수가 등판한 사례가 없었다. 강백호는 전날 이강철 KT 감독이 ‘(고교 때까지 투수로도 뛰었던) 강백호를 마운드에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불펜 투수 보호 차원에서 야수가 투수로 나온 것만 따지면 2009년 6월 25일 광주 경기에서 12회말 최정(33·SK)이 마운드에 오른 이후 이날 황윤호가 첫 사례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2000년 6월 3일 히가라시 아키히토(52·당시 오릭스)를 마지막으로 야수 등판 사례가 없다. 히라가시는 당시 한 경기에 모든 포지션으로 출전하는 기록에 도전하면서 마운드에도 올랐고 결국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뉴 노멀#황윤호#기아 타이거즈#허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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