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2010년대, ‘티키타카’로 세계를 호령했던 바르셀로나의 추억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1월 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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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0년대 축구계를 지배한 단어는 단연 ‘티키타카’였다. 점유율이라는 지표가 갖는 의미가 대두됐고, 공을 가장 잘 소유하는 팀이 가장 강한 팀이었다. FC바르셀로나는 그런 시대를 만든 클럽이었다.

2010년 피파 발롱도르 시상식. 3인 최종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모두 같은 클럽 소속 선수들이었다.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 당대 최고의 팀이었던 바르셀로나의 주축 선수들이었다. 발롱도르 3인 최종후보가 모두 같은 클럽 선수로 채워진 것은 AC 밀란의 마르코 판 바스턴, 프랑코 바레시, 프랑크 레이카르트가 후보에 오른 1989년 이후 처음이었다. 바르셀로나가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는 반증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바르셀로나의 중심에는 펩 과르디올라가 있었다. 2008년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취임한 과르디올라는 혜성처럼 등장해 유럽을 뒤흔들었다. 2009년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포함해 6개의 타이틀을 따냈고, 2012년 감독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14개의 우승을 기록했다.

과르디올라는 요한 크루이프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있던 1990년 바르셀로나에서 데뷔해 1992년 ‘드림팀’의 일원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낸 바르셀로나의 레전드였다. 감독 과르디올라의 축구는 스승 크루이프의 것을 계승하면서 상대에게 허용하는 빈틈을 최소화한 것이었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가 가져다준 가장 큰 혁신은 ‘가짜 공격수’ 개념이었다. 과르디올라는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던 메시를 중앙 공격수 포지션에 옮겨 놓는 이색적인 시도를 했다. 중앙으로 이동한 메시는 기존의 공격수처럼 박스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을 자유롭게 활보했다.

이 개념은 바르셀로나에 국한되지 않고 유로 2012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에까지 전해졌다.

바르셀로나는 선수의 힘과 스피드보다는 기술과 경기 지능을 중요시한다.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유소년 시스템 ‘라마시아’를 토대로 자신들만의 축구를 펼쳐 나가는 구단이다. 그들은 축구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알려줬고, 그 아름다움은 2010년대를 함께한 많은 축구 팬들의 추억 속에 간직될 것이다.

서경석 명예기자(상명대 생명과학 전공) tjalstjr7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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