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냐, 호르몬 수치 낮추지 않으면 세계선수권 참가 불허”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31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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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19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스위스 연방법원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AP 통신은 31일(한국시간) “스위스 연방법원이 테스토스테론 수치 조절 없이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한 판결을 뒤집었다. 세메냐는 세계선수권대회 800m에서 타이틀을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지난달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는 수치를 낮춰야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국제육상연맹(IAAF)의 규정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번 판결에서 입장을 바꿨다.

스위스연방법원이 IAAF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재판이 끝나기 전 여자 400m와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1㎞)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 약물 투약 등을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5n㏖/ℓ(혈액 1리터당 10나노몰·나노는 10억 분의 1)로 낮춰야 한다. 약물 치료 등을 받지 않을 것임을 밝힌 세메냐는 주 종목인 800m에 출전하지 못할 전망이다.

세메냐는 800m 최강자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육상 여자 800m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2009년 베를린 대회, 2011년 대구 대회, 2017년 런던 대회에서 여자 800m 금메달을 수확했다.

세메냐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법정 다툼은 세계 육상계에서 뜨거운 감자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5월1일 세메냐와 남아공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청원을 기각했다.

IAAF는 5월 8일부터 여성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여자 400m와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 경기에 이 규정을 적용,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선수는 약물 투약 등을 통해 수치를 5n㏖/ℓ로 낮춰야 했다.

이에 반발한 세메냐는 지난 5월말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스위스 연방법원은 6월 재판 기간 동안 IAAF의 규정을 유예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 조절 없이 800m에도 출전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번 판결은 달랐다.

판결 후 세메냐는 성명을 내고 “어렵게 얻은 타이틀을 지킬 수 없어 매우 실망스럽다. 하지만 인권을 위한 투쟁을 단념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메냐의 변호인은 “경기는 결승선에서 결정이 된다”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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