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상 의심, 돌아와 공 던진다는 목표에만 집중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9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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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드디어 ‘꿈의 무대’에 선다. 10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류현진이 여는 새 역사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나선 것은 역대 네 번째(2001 박찬호, 2002 김병현, 2018 추신수)지만,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더욱 뜻깊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이끄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9일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의 ‘부활’에 의미를 부여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일관성의 본보기 같은 선수이자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라며 “부상을 이겨내고 이곳으로 왔다. 모든 역경을 이겨낸 것이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올스타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최초의 한국인 투수다. 그에게 뿐만 아니라 그의 나라에도 엄청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선수다. 국내에서 늘 정상을 지킨 류현진은 빅리그에 도전장을 냈고, 쉽지 않았지만 결국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섰다.

이날 MLB닷컴도 ‘류현진에게 올스타전은 새로운 차원의 무대’라는 기사를 실었다. 류현진이 부상을 이겨내고 ‘별들의 축제’에 나서기까지를 돌아봤다.

KBO리그에서 7차례 올스타전에 참가한 류현진은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선정됐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는 올스타전을 축하하고, 팬들과 즐기는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진지한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매체는 류현진이 이제서야 올스타로 선정된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일 수도 있다고 봤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2015년 어깨, 2016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 두 시즌 동안 단 한 차례 등판만 할 수 있을 만큼 심각했다. 그의 야구에 미래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도 못했다”며 류현진이 맞딱드린 가장 큰 고비를 언급했다.

특히 어깨는 투수에게 더 치명적인 부상 부위다. 수술을 받을 때만 해도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를 극복해냈다.

류현진은 “고등학교 때 토미존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재활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깨 수술 후 돌아오는 과정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주변의 시선도 류현진에겐 부담이 됐다. “사람들은 나를 의심하고 있었고, 많은 이들이 가장 심각한 부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지우고, 다시 돌아와 공을 던진다는 목표에만 집중했다. 솔직히 쉽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보다 강해지고 있다. 2017년 5승9패 평균자책점 3.77, 2018년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거둔 그는 올해 전반기에만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을 수확했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전체 1위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수술 후 비시즌 동안 훈련을 강화하고, 커터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투수들이 보다 강력한 피칭으로 타자를 압도하려는 시대에, 류현진은 칼날 같은 제구를 앞세워 타자를 요리한다. 올 시즌 109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99개를 솎아내고, 볼넷은 10개만 줬다.

류현진은 “처음 몇 년간은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타자들을 연구할 때 더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경기력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로버츠 감독에겐 고민의 여지도 없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선발로 낙점한 것에 대해 “아주 쉬운 결정이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내내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였다”고 추어올렸다.

이제 류현진은 다른 이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됐다. 매체는 “2001년 박찬호가 한국인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나섰을 때, 14살의 류현진은 같은 꿈을 꾸었다”며 “현재 서울에 있는 14살의 누군가는 18년 후, 류현진의 역사적인 올스타전 선발 등판이 어떤 영감을 줬는지를 회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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