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김병현 집중 조명…“손가락 욕…당시 감정에 솔직했던 것”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4일 15시 28분


코멘트
뛰어난 실력과 독특한 성격으로 주목 받았던 김병현(40)이 선수생활 중 논란이 됐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병현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팬들에게 손가락 욕을 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당시 감정에 솔직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4일(한국시간)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라는 코너를 통해 김병현의 메이저리그 시절과 현재를 집중 조명했다.

SI는 2001년 월드시리즈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당시 애리조나의 마무리 투수였던 김병현은 팀이 시리즈에서 2승1패로 앞서가던 가운데 4차전과 5차전에서 연속해서 블론세이브를 했다.

김병현은 5차전에서 스캇 브로셔스에게 동점 홈런을 내주고 마운드에 쪼그려 앉았다. 당시 김병현은 마운드에서 팀 동료인 마이크 모건에 대해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우울했던 것이 아니었다. 동료인 모건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모건은 애리조나의 불펜 투수로서 김병현과 가까운 사이였다. 조용한 성격의 김병현과 달리 활발한 성격의 모건은 김병현이 팀에 녹아들 수 있게 도움을 준 선수였다.

다행스럽게도 애리조나는 6차전과 7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병현은 “팀이 우승해서 안도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애리조나가 우승한뒤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와 로저 클레멘스는 김병현에게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병현은 “그들의 영어를 이해하지 못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제대로 몰랐다”고 밝혔다.

월드시리즈에서 2차례 블론 세이브 이후 김병현이 어떻게 이 상처를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김병현은 “모든 선수들이 홈런을 맞기도 한다. 나는 정신적으로 강했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2002년 6월 월드시리즈 이후 양키스타디움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당시 김병현은 2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면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병현이 동료가 건네준 공을 양키스타디움 담장 밖으로 던져 버려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김병현은 당시 행동에 대해 “반항의 행동이었다. 양키스에게 너희들만 펜스 밖으로 공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넘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김병현은 2002년 36개의 세이브를 올리면서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2003년 시즌 중 애리조나에서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고 이후 보스턴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보스턴 이적 당시 김병현은 선발 역할을 약속받았지만 곧 팀 사정에 따라 불펜으로 전향했다. 이는 김병현이 동의하기도 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2003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그레디 리틀 보스턴 감독은 마무리 상황에서 좌타자가 나오자 김병현을 교체했다. 김병현은 “구단이 나에게 마무리를 요구했는데 경기를 마치지 못하게 했다. 이에 대해 많은 불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언론은 김병현이 이기적인 선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보스턴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서 팬들은 선수 소개 중 김병현에게 야유를 보냈다. 이를 들은 김병현은 미소를 지으면서 팬들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워 논란이 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병현은 “당시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게 행동했다. 팬들이 나에게 야유를 했는데 나에 대한 오해가 있는 가운데 좌절감이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지 못한 이유로 적절하지 못했던 식습관을 꼽았다. 그는 “클럽하우스에는 콜라, 핫도그, 피자 등이 있었고 나는 스스로 조절하지 못했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너무 먹었다”며 “커리어 초반에 젊음에 너무 많이 의존했고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초까지 호주야구리그에서 뛰었던 김병현은 이제 은퇴하고 사업가와 방송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병현은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모든 것이 좋은 추억이 됐다. 이제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