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한국축구 살린 ‘김현우 머리+이광연 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9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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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현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잡고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은 2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후반 23분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포르투갈과 승점이 같아졌지만 골득실차(한국 0, 포르투갈 -1)에서 앞서 2위에 올랐다. 같은 조의 아르헨티나는 이날 포르투갈을 2-0으로 꺾고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이날의 주연은 ‘골 넣는 수비수’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와 ‘거미손’ 이광연(강원)이었다. 김현우는 극적인 헤딩골을 터뜨렸고, 이광연은 위기마다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전반만 놓고 보면 한국의 플레이는 답답했다. 남아공의 스피드에 눌렸고, 조직력에서도 밀렸다. 남아공은 한국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리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이광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광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불안감이 짙어질수록 골키퍼 이광연이 돋보였다. 전반 2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상대 슛을 막아낸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특히 이날 비가 온 탓에 그라운드와 볼이 미끄러웠지만 이광연은 잘 버텨냈다. 이광연은 경기 종료 직전에도 상대의 헤딩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번 대회 한국대표팀의 최종엔트리에 선발된 골키퍼는 이광연과 최민수(함부르크), 박지민(수원) 3명이다. 각자 장점이 뚜렷해 대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주전 골키퍼가 누가 될지 모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대회 개막과 함께 1차전 장갑을 낀 주인공은 이광연이었다. 그는 2차전까지 뛰며 ‘넘버 원’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이광연의 선방 덕분인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은 달라졌다. 전반의 무기력한 모습을 지웠다.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지키며 주도권을 잡았다. 상대는 전반과 달리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후반 23분 승부를 갈랐다. 상대 페널티 박스 밖에서 김정민(FC리퍼링)이 날린 슛이 수비수 맞고 굴절돼 높게 떠오르자 골문 앞에 있던 김현우가 몸을 비틀며 머리를 갖다대 헤딩을 했다. 공은 상대 골문 구석으로 절묘하게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골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었다. 크로아티아리그에서 뛰는 김현우는 대표팀 동료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했다.

김현우는 3백이 가동된 포르투갈전과 4백으로 나선 남아공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며 대표팀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후반 막판 오른쪽 발목 통증으로 교체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은 6월1일 오전 3시30분 아르헨티나와 최종전을 갖는다.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르고 비겨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는 자동으로 토너먼트에 오르고, 3위팀 중 성적이 좋은 4팀도 와일드카드를 받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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