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꼴찌 광주대첩’…약관 김민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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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4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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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 스포츠동아DB
KT 김민. 스포츠동아DB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0.5게임차로 9위와 10위에 머물고 있는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탈꼴찌 광주대첩’이었다. 최하위 9, 10위간의 맞대결이지만 5월말로 이어지는 중요한 길목에서 더 깊이 추락할 것이냐 반등할 것이냐가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이날 양 팀의 선발투수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KT 선발 김민은 올해 만 스무 살.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팀의 미래 에이스 후보다. KIA 양현종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다.

통산 5승 우완 영건과 121승을 기록 중인 좌완 슈퍼스타의 맞대결. 양현종은 팀의 꼴찌 탈출과 4연패를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김민 역시 다부진 표정으로 공을 잡았다.

결과는 김민의 승리였다. 5회 1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에게도 1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49㎞ 포심 패스트볼은 힘이 있었고 슬라이더는 예리했다. 특히 공의 커맨드가 뛰어났다. 8회 2사 후 첫 번째 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 공을 던졌다. 5회말 1사 이창진의 타구가 투수키를 넘기고 2루수 박경수의 글러브를 살짝 비껴가 첫 안타를 맞았지만 씩씩한 투구는 멈추지 않았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첫 안타를 허용한 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두 타자를 모두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이후 6회 2사 이명기에게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지만 7회에도 세 타자를 깔끔히 처리했다.

8회까지 팀 타선의 득점 지원은 2회 장성우의 1점 홈런, 8회 유한준의 적시타로 뽑은 추가 1득점이 전부였다. 8회말에는 포수 장성우의 포일, 1루수 오태곤의 실책으로 첫 실점(무자책), 완봉승 도전이 깨졌지만 역시 후속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팀의 2-1 리드를 지켰다.

KT 타선은 9회초 대거 4득점하며 호투한 선발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민은 첫 타자 유민상을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처리한 뒤 엄상백으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90개로 데뷔 2년 만에 첫 완투승도 도전해 볼 수 있었지만 일요일(19일·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등판을 염두에 둔 이강철 감독의 배려가 담긴 선택이었다. 경기는 6-1로 마무리됐고 KT는 10위 추락을 피했다. 김민은 시즌 2승을 올렸다.

양현종은 이날도 불운했다.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으며 분전했다. 볼넷 없이 8안타(1홈런) 1실점 했지만 7회까지 투구수가 104개를 기록하자 0-1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훌륭한 투구였지만 시즌 성적표에는 7번째 패전이 기록됐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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