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공식 갖춰가는 KT, 더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0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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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이제 쉽게 볼 팀이 아니다. KT 위즈가 승리공식을 갖춰가고 있다. 개막 직후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강철 감독은 감춰뒀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최근 12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7승5패의 상승세다.

KT는 1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5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금민철이 1.1이닝 5볼넷 5실점(3자책)으로 고전하며 2회까지 1-5로 밀렸기 때문에 쉽지 않을 듯했다. 하지만 조근종(2.2이닝)~전유수(1이닝)~주권(3이닝)~김재윤(1이닝) 등 불펜진이 남은 이닝 실점하지 않았다. 타선도 1회와 3회 1점, 6회 3점을 뽑았고 9회 강백호의 결승타로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큰 경기를 잡은 것 같다”며 안도했다.

KT는 첫 12경기에서 2승10패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강철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했던 유격수 황재균~3루수 윤석민~1루수 오태곤 카드는 오히려 수비보다 공격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벽에 부딪친 이 감독은 즉시 플랜B를 꺼내들었다. 수비 포지션을 정상화했고 수비 위주의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베테랑 타자들의 타격감이 오를 시기와 맞물리며 공격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불펜 운용에서도 강수를 두기 시작했다. KT 필승조는 정성곤과 김재윤뿐으로 양적 자원이 부족하다. 승리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연투 부담이 적었고, 이 감독은 이들에게 3이닝을 나눠 맡기고 있다. 정성곤은 팀의 9승 중 6홀드, 김재윤은 6세이브를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주권, 전유수까지 추격조로 제 역할을 다하며 양적 자원도 조금씩 풍성해지는 분위기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사이클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자 이강철 감독은 대타, 대주자 기용은 물론 히트앤드런,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등 개입을 늘렸다. 매번 성공할 수는 없지만, 실패보다 성공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 감독은 “15패 중 7패는 반격 한 번 못하고 패한 경기였다. 너무 아까웠다. 지더라도 승부수 한 번은 던지고 지고 싶다”고 밝혔다. 19일 경기에서도 금민철이 1회부터 흔들리자 바로 불펜에 조근종을 대기시켰다. 그리고 2회 1사라는 빠른 시점에 금민철을 강판했다. 이 선택은 주효했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캡틴’ 유한준은 “질 땐 지더라도 적어도 창피하게 지지는 말자”고 매번 강조한다. 19일 결승타를 때려낸 강백호는 “8회까지 5-5 동점으로 경기 내용이 좋았다. 만일 마지막 힘이 부족해서 졌더라도 후회가 남진 않았을 것”이라고 되짚었다.

KT는 최근 12경기 7승5패로 상승세를 탔다. 같은 기간 역전승도 세 차례에 달하며 5회까지 앞선 5경기에는 5전승이다. 비록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이지만 중위권과 격차는 크지 않다. 지금의 KT는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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