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중견수’ 민병헌의 난 자리, 롯데에는 뼈아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5일 05시 30분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이 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6회 상대 투수 박민호의 투구에 왼손을 맞은 뒤 쓰러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검진 결과 왼손 약지 중수골 골절로 드러나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롯데의 고민도 커졌다. 인천|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이 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6회 상대 투수 박민호의 투구에 왼손을 맞은 뒤 쓰러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검진 결과 왼손 약지 중수골 골절로 드러나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롯데의 고민도 커졌다. 인천|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밥상을 푸짐하게 차리던 것으로도 모자라 직접 떠먹기까지 하던 ‘만점 테이블세터’가 부상으로 이탈한다. 민병헌(32)의 부상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초반 항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민병헌은 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5회까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던 민병헌은 6회 SK 2번째 투수 박민호의 투구에 왼손을 맞았다. 시속 138㎞의 직구였기에 충격은 상당했다. 민병헌은 공에 맞은 직후 주저앉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일어나 1루까지 향했지만 결국 스스로 교체요청을 했다. 롯데 벤치는 김문호를 투입했고, 민병헌은 곧 병원으로 이동했다.

인천 플러스병원의 진단 결과는 왼손 약지 중수골 골절이었다. 뼈가 붙는 데만 6주 정도 걸린다는 소견이다. 재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정상적으로 타격훈련을 하고 실전을 소화하기까지는 이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는 연장 11회 강승호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6-7로 역전패해 연승도 마감했다.

롯데로선 최악의 소식이다. 민병헌은 이날 전까지 10경기에서 타율 0.452(42타수 19안타), 4타점, 10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 내 타율 1위는 물론 리그 전체 최다안타 1위였다. 특히 3일 SK전에선 데뷔 최다인 5안타를 몰아치며 한껏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3일 경기 후 민병헌은 “이제 확실히 롯데에 적응이 됐다. 올해도 꾸준히 활약해 롯데를 포스트시즌은 물론 더 높은 위치로 이끌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그 바람에는 일시정지 버튼이 눌렸다.

민병헌의 이탈은 테이블세터 공백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외야수비에도 적잖은 구멍이 예상된다. 리그 최고의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4일 경기에 앞서서도 양상문 감독은 민병헌의 외야수비 칭찬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민병헌이 중견수 자리를 확실하게 지켜주는 덕분에 좌익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이 한결 수월하게 자신의 위치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최고의 리드오프이자, 외야의 척추가 순식간에 빠졌다. 이제 롯데에는 민병헌의 ‘난 자리’ 극복이라는 과제가 놓였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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