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명기의 역발상, “올해 목표는 ‘잘 죽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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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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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명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이명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제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매 타석 살아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기형적 타고투저로 의미가 다소 퇴색됐지만, 여전히 ‘타율 3할’은 수준급 타자를 상징한다. 바꿔 말하면, 준수한 타자라도 열 번 중 일곱 번은 아웃된다는 의미다. 이명기(32·KIA 타이거즈)는 그 일곱 번의 아웃을 고민하고 있다.

이명기는 3월까지 8경기에서 타율 0.406(32타수 13안타), 5타점, 5득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전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쾌조의 감을 뽐내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만난 그는 “타격감이 오르지 않아 고민이다. 때려낸 안타 중 마음에 드는 것이 별로 없다. 코스가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이다.

그의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봄의 맹타’는 반갑다. 2008년 SK 와이번스에서 처음 1군을 밟은 그는 지난해까지 3~4월 타율 0.286으로 통산 타율(0.318)에 비해 다소 처졌다. 지난해에도 3~4월 타율 0.255로 고전했다. 지난해 10월 왼 발목 수술로 일찍 시즌을 마쳤고, 올 스프링캠프에도 지각 합류했음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일찍 타격감이 올라온 셈이다. 이명기는 “발목 통증은 고질적이었다. 발목이 안 좋으니 허벅지, 골반까지 통증이 올라왔다. 통증이 사라지니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명기의 올해 목표는 ‘잘 죽는 것’이다. 으레 타율, 홈런 등 ‘살아나간 기록’을 목표로 내거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매번 살아나갈 수는 없다. 3할을 친다면, 일곱 번의 아웃을 가치있게 만들어야 한다. 병살타를 피하고, 3구 이내 아웃되는 게 없어야 한다. 투구수를 늘리면 결국 팀에 보탬이 된다.” 잘 죽는, 그리고 잘 살아나가는 이명기는 교타자 유형이 많지 않은 KIA 타선의 천군만마다. 이명기의 올해 목표가 반가운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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