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박병호’는 잊어라… ‘2번’ 전진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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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프로야구 시범경기 관전포인트
시즌 40타석 증가에 키움 결단… NC ‘백업 포수’ 베탄코트도 관심
한화 정근우는 중견수로 자리 옮겨

지난해 프로야구 시범경기 1위 팀은 6경기에서 5승 1패를 거둔 KT였다. 하지만 KT의 정규시즌 최종 성적표는 9위였다. 2017년 KIA는 시범경기에서 7위에 머물렀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렇듯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성적의 상관관계는 그리 크지 않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선수단을 마지막으로 시험할 수 있는 무대다. 승패보다는 정규시즌에서 최강의 퍼즐을 잘 조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얻는 게 중요하다. 12일 막을 올리는 2019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도 각 팀은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홈런왕’ 박병호(33)의 2번 타자 변신이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10일 두산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4번 타자 박병호는 잊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로 파격적인 실험을 예고했다.

전통적인 야구에서 2번 타순은 1번 타자와 함께 ‘테이블 세터’로 불린다. 상을 차린다는 의미로 발이 빠르고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주로 기용됐다. 하지만 장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구상했던 일이다. 박병호가 4번에서 2번으로 옮기면 연간 40타석 정도 더 들어서게 된다. 한 타자가 한 경기당 4타석 정도 들어선다 치면 10경기에 더 들어가는 효과가 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4번 타자였던 박병호 역시 선뜻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강한 2번 타자’는 올해 KBO리그의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수 삼성 감독 역시 지난해까지 2, 3번 타순을 오갔던 구자욱(26)을 올 시즌에는 2번으로 고정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41홈런을 때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SK 한동민(30) 역시 2번 타순으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 장타력을 갖춘 2번 타자는 선발 투수가 몸이 아직 풀리지 않은 1회에 선취점을 낼 가능성도 높다.

NC의 외국인 포수 성공 여부도 관심거리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포수 양의지를 영입한 NC는 새 외국인 타자로 포수 베탄코트(28)를 데려왔다. 이전에도 로사리오(전 한화)처럼 포수 마스크를 쓴 외국인 선수는 있었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 포수로 뛰었던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달리 베탄코트는 메이저리그에서 940이닝, 마이너리그에서 4983이닝을 소화한 ‘진짜’ 포수다. 베탄코트는 상황에 따라 포수는 물론 1루수나 외야수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국가대표 2루수였던 한화 베테랑 정근우(37)는 올해 중견수로 외야를 누빈다. 지난해 2루수와 좌익수, 1루수를 전전했지만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중견수로 거듭났다. 캠프에서 치른 9경기에서 모두 중견수로만 출장했다. 스프링캠프 종료 직전 키움에서 LG의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3루수 김민성(31)의 안착 여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시범경기#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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