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도? 점점 중요해지는 류현진의 역할과 입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4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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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32)의 역할이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3선발을 넘어선 활약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원투펀치를 예약한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의 몸 상태와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커쇼와 뷸러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를 작성한 MLB닷컴의 켄 거닉 기자는 왼쪽 어깨의 불편함을 딛고 모처럼 캐치볼을 소화한 커쇼와 20개의 불펜피칭을 마친 뷸러의 근황을 소개하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소감도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휴식을 통해 커쇼가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뷸러에 대해선 “지난해 활약과 토미존 서저리(팔꿈치인대접합수술)를 받은 경력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며 “몸 상태가 좋다. 시즌 개막에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으로 볼 수 있다.

커쇼와 뷸러는 아직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29일부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치를 개막 4연전까지는 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특히 에이스 커쇼는 최근 수년간 크고 작은 부상과 구위저하를 겪어왔기에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드러나고 있는 이상증세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커쇼와 뷸러를 제외한 다저스 선발진의 사정 또한 녹록치만은 않다. 5선발 후보인 일본인 우완투수 마에다 겐타가 이날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벌어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시범경기에서 2이닝 3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로스 스트리플링, 훌리오 우리아스 등 다른 수준급의 5선발 후보들이 대기 중이지만, 지난 2년간 스윙맨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친 마에다의 역할을 고려하면 남은 시범경기에서 만회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류현진에게 눈길이 쏠린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을 마친 직후 1790만 달러(한화 약 201억 원)의 퀄리파잉 오퍼(QO·Qualifying Offer)를 수용해 다저스 잔류를 결정했을 때만 해도 현지의 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은 뒤로는 단 한 시즌도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적이 없는 류현진에게 과한 보상이라는 평가가 대세였다. 올 시즌 내내 류현진을 괴롭힐 낙인이다.

그러나 커쇼와 뷸러의 올 시즌 전망에 물음표가 붙은 현 상황에 비춰보면 류현진의 팀 내 비중과 입지는 QO를 수용했을 때보다 훨씬 격상될 수 있다. 이미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3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기대치에 걸맞은 피칭을 보여줬다. 구속 역시 시속 148㎞까지 나왔다. 커쇼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개막전 선발의 중책이 올해는 류현진에게 맡겨질 가능성도 있다.

아직은 커쇼의 피칭훈련 강도와 몸 상태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 또 선수보호 차원에서 구단이 일부러 훈련 일정을 조절해주고 있는 뷸러의 페이스도 살펴야 한다. 다만 예년보다 실전(시범경기) 등판이 일주일 가량 빨라진 류현진의 몸 상태는 개막전 선발로 돌려도 손색없을 만큼 순조로운 것 또한 사실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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