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월은 경주마 교배 시즌…최고 인기 씨수말 메니피의 세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2일 05시 45분


한국마사회가 렛츠런팜의 씨수말을 통한 경주마 교배지원 사업에 나선다. 100억원을 웃도는 씨수말 메니피가 교배장으로 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가 렛츠런팜의 씨수말을 통한 경주마 교배지원 사업에 나선다. 100억원을 웃도는 씨수말 메니피가 교배장으로 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계의 다이아몬드’ 씨수말의 계절이 왔다.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렛츠런팜의 씨수말을 통해 20일부터 6월30일까지 경주마 교배지원 사업에 나선다. 대부분 인공수정하는 승용마와 달리 경주마는 직접 교배만 허용된다.

경주마 생산의 공정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좋은 유전자만 골라 혈통을 조작할 우려가 있는 인공수정을 배재한다. 한국마사회는 국산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우수 씨수말을 도입하고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무상·유상 교배를 지원하고 있다.

경마계에서 씨수말은 다이아몬드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는 특별한 존재다. 현역 시절 화려한 성적을 냈거나 놀라운 능력을 보유한 경주마들이 엄격한 선발을 거쳐 씨수말로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현재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씨수말은 8두로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씨수말은 메니피다. 몸값이 100억 원을 웃도는 메니피는 전설적인 씨수말 스톰캣의 직계혈통으로 한국경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06년 국내로 들여왔다. 스톰캣은 160마리의 스테익스 우승마를 배출한 씨수말의 전설로 종부료(교배시킬 때 드는 비용)가 가장 높았을 때는 1회에 50만 달러(약 5억6000만 원)에 달했다. 한 해 벌어들인 수익이 700억 원대를 기록한 적도 있다.

메니피는 1998년부터 1년간 미국에서 경주마로 활동할 당시 11번의 경주에서 약 173만 달러(약 19억 원)를 벌었지만, 씨수말로 전환한 이후 자마들의 상금 총합이 574억 원에 달해 놀라운 부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것이 말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메니피는 현재 렛츠런팜 제주에 있는데,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속 씨수말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씨수말 순위는 자마들의 수득상금으로 정해지는데 메니피의 주요 자마로는 파워블레이드가 있다.

파워블레이드는 2015년 데뷔 후 31억 원이 넘는 수득상금을 기록 중이다. 전성기인 2016년에는 약 14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또한 2017년 그랑프리에서 쟁쟁한 외산마를 누르고 우승하는 등 국산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메니피의 자마는 최고 2억 원대에 거래되고 1억 원대에 낙찰된 2세마는 숫자를 세기 힘들 정도다.

인기에 걸맞게 메니피의 유상 교배료는 1회 800만 원이다. 이것도 한국마사회가 말산업 농가 지원을 위해 시장가보다 낮춘 것이고, 업계에서는 1회 교배료로 3000만~5000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90두에게 무상 교배를 지원할 예정이다.

말의 교배기인 3월부터 6월 말까지 씨수말 한 마리가 상대하는 암말은 80마리 정도다. 한 번에 임신할 확률이 70%이고, 임신 실패로 다시 교배하는 횟수까지 포함해 씨수말은 한 해에 100회 남짓 교배한다.

씨수말은 호사라 부를 정도의 특급대우를 받는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제주 면적은 약 217만㎡로 서울 여의도만하다. 여기서 씨수말이 있는 마방은 가로 4.5m, 세로 4.5m로 일반 마방보다 2배 이상 넓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전용 초지가 있고 사료도 홍삼가루와 마늘가루, 해바라기씨와 현미 기름이 들어간 특별식을 먹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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