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8’ 김경문호, 신화재현 위해 힘찬 시동…“11년전 전율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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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3일 0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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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 /뉴스1 DB © News1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 /뉴스1 DB © News1
“11년전 여름밤에 느꼈던 짜릿한 전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김경문호가 ‘어게인(AGAIN) 2008’을 외치며 출항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8일 김경문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다. 지난 2004년 두산 베어스에서 감독으로 데뷔해 2012년 NC 다이노스로 팀을 옮겨 지난해 시즌 중 현장을 떠났다. 두산과 NC 모두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강팀 반열에 올랐다.

프로 구단에서는 준우승 트로피만 4개를 수집했으나 우승 경험이 없다. 그러나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베이징올림픽은 김경문 감독의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회다.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는 명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선동열 감독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선수 선발 논란에 휘말리며 자진사퇴하면서 대표팀 사령탑은 공석이 됐다. 정운찬 총재의 “전임 감독제는 필요하지 않다”는 말로 인해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가 돼 버렸다.

선동열 감독과 친분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김경문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피하는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경문 감독의 선임으로 야구 대표팀은 큰 산 하나를 넘었다. 감독 선임에 앞서 김시진 위원장을 필두로 기술위원회도 구성됐다. 기술위원회는 김경문 감독의 의사를 존중해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확정할 예정이다.

코칭스태프가 선임되면 본격적으로 김경문호의 닻이 오른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1일부터 일제히 시작되면서 김경문 감독 할 일도 많아졌다. 코칭스태프 구성과 함께 김경문 감독은 각 구단의 캠프지를 방문해 잠재적 대표팀 후보들의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경문 감독의 당면과제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내년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다. 도쿄올림픽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야구가 12년만에 부활하는 대회다.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프리미어12에서 ‘2라운드 진출’, ‘대만·호주보다 높은 성적’ 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에 걸려 있는 티켓 한 장을 챙길 수 있다.

한국은 프리미어12 1라운드에서 쿠바,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등과 한 조에 편성될 전망이다. 이들과 겨뤄 조 2위 안에 들어야 1라운드를 통과한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경계에 있는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상대들이기 때문에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은 장담할 수 없다.

프리미어12에서 본선 티켓을 따지 못하면 내년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예선전에 참가해 1위를 해야 한다. 또한 세계예선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프리미어12에 앞서 10월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여러모로 험난한 과정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017년 안방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은 땄지만 실업 선수들이 출전한 대만에 패하는 등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다.

김경문 감독도 “그 때는 어떤 팀과 싸워도 뒤지지 않을 좋은 좌완 투수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라며 선발 에이스의 부재 등에 우려를 표했다. 한국 야구의 위기라는 분위기 속에 취임한 김경문 감독이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도쿄올림픽으로 향하는 관문인 프리미어12까지 남은 시간은 9개월 정도. 명장이 사령탑에 앉으면서 대표팀을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 신화를 재현하려는 김경문호가 힘찬 시동을 걸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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