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권도전? 히어로즈의 핵심 포인트는 불펜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26일 07시 30분


넥센 이보근(왼쪽)-안우진. 스포츠동아DB
넥센 이보근(왼쪽)-안우진.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의 2018시즌을 설명하는 단어는 ‘기적’이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잇따른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쳐 정상 전력을 꾸리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4위(75승69패)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를 통과했고, SK 와이번스와 PO에서도 5차전 연장까지 혈투를 벌이며 감동을 자아냈다. 변수 없이 지금의 전력을 유지한다면, 2019시즌 대권 도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단, 불펜 약점 보완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가능한 일이다.

● 타선·선발진, 이대로면 OK


타격에는 큰 문제가 없다. 프리에이전트(FA) 김민성이 이탈하더라도 기존 전력이 워낙 막강하다. 서건창과 김하성, 박병호, 제리 샌즈, 이정후 등 5명만으로도 10개구단 중 최정상급의 공격력을 뽐낼 수 있다. 임병욱, 김혜성, 송성문, 김규민 등 이들을 뒷받침할 타자도 대거 포진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둔 포수 김재현의 빈자리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지영을 통해 메웠다.

선발진도 비교적 탄탄하다. 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시~최원태~한현희에 이승호 등 신진세력이 버티는 로테이션은 타 팀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건강하다는 전제조건만 충족하면, 선발진을 꾸리는 데 큰 고민이 없다. 2018시즌 선발진 평균자책점도 10개구단 중 2위(4.73)였다. 선발진이 올해처럼 순조롭게 돌아간다면, 그만큼 불펜의 약점도 상쇄할 수 있다.

● 불펜 약점 어떻게 풀까


문제는 불펜의 약점이 워낙 도드라진다는 점이다.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5.67로 10개구단 중 꼴찌였다. 팀 내 최다 6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승6패24홀드,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한 이보근의 활약 덕분에 그나마 숨쉴 틈이 있었다. 그런데 이보근은 지금 FA 신분이다. 타 구단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지키는 야구의 중요성이 커진 터라 준수한 필승계투요원의 가치가 날로 치솟고 있다.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아예 대안이 없진 않다. 올해 PS에서 루키 안우진이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 것이 희망요소다. 구단 내부에선 안우진이 2019시즌을 통해 필승계투요원으로 커리어를 쌓고, 그 이후에는 선발 또는 마무리로 자리 잡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조합, 릴리스포인트를 조절하며 공의 궤적을 달리 하는 완급조절 능력도 일품이다. 그러나 정규시즌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는 그를 ‘상수’로 규정할 수는 없다. 김상수와 오주원 등 보유 중인 자원으로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 그 시간이 길어져선 곤란하다. 쉽지 않은 겨울방학 숙제를 떠안은 영웅군단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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