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포잡] 홈런만 기억한다? ‘삼진’으로 본 PO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일 05시 30분


넥센 히어로즈는 30일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3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역대 PO 최다 2위 기록이다. 이보근이 8회 세 타자 연속 삼진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는 30일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3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역대 PO 최다 2위 기록이다. 이보근이 8회 세 타자 연속 삼진 처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가을야구에선 종종 홈런이 승부를 가르거나 긴장도를 한층 끌어올리곤 한다. 팬들이 오래도록 기억의 창고에 저장하는 장면 역시 결정적 한 방이다. 2009년 한국시리즈(KS) 7차전 9회말 KIA 타이거즈 나지완의 끝내기홈런, 2002년 KS 6차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마해영의 연속타자홈런, 1982년 KS 6차전 9회초 OB 베어스 김유동의 만루홈런은 KBO리그가 존속하는 한 영원토록 간직 될 가을야구의 기념비적 홈런들이다.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가 맞붙은 올해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도 고비마다 아치가 쏟아졌다.

홈런의 대척점에는 짓궂게도 삼진이 도사리고 있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PS) 때도 승부처에서 삼진을 당한 타자는 간혹 애먼 방망이에 분풀이를 하는 반면 투수는 만면에 미소를 머금거나 길게 포효한다.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SK-넥센의 PO 3차전 때는 신기록까지는 아니지만 꽤 많은 삼진이 나왔다. 박종훈~산체스~김태훈~정영일로 이어진 SK 투수진은 삼진 9개를 잡았다. 한현희~오주원~안우진~이보근~김상수가 차례로 등판한 넥센은 한 술 더 떴다. 선발 한현희가 7개로 가장 많았고, 이보근은 아웃카운트 3개를 모조리 삼진으로 채웠다. 안우진이 2개, 김상수가 1개를 거들어 이날 넥센 투수들은 탈삼진 13개를 합작했다.

역대 PO에서 팀 최다 탈삼진은 30일 넥센보다 불과 1개 더 많은 14개다. 1999년 PO 1차전 삼성, 2012년 PO 1차전 SK, 2014년 PO 2차전 LG 트윈스, 지난해 PO 1차전 두산 베어스 마운드가 상대 타자들에게서 14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두산을 제외하곤 모두 승리의 기쁨도 맛봤다. 13개의 탈삼진도 흔치는 않아서 1989년 PO 3차전 해태 타이거즈, 1999년 PO 7차전(연장 11회) 롯데 자이언츠 등 지난해까지 고작 2회뿐이었다. KS 팀 최다 탈삼진은 18개, 준PO 팀 최다 탈삼진은 16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