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하석주 ·홍명보만 전화 없어 섭섭했는데…석주 갑자기 나타나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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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5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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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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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과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재회해 화제인 가운데, 차 전 감독이 "(하석주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울컥했다"라고 전했다.

차 전 감독은 5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하는 '차붐, 질문 있어요' 코너에서 '하 감독이 차 전 감독에게 죄송한 마음이 커서 감독님과의 자리를 피한다고. 혹시 만나실 계획이 있으신지'라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어 "축구협회에서 나를 중도 경질한 것은 하석주 때문이 아니라, 핑계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하석주에 대한 원망은 전혀 없었다. 그래도 당시 대표선수들 거의 모두가 죄송하다는 위로의 전화를 했는데 하석주랑 홍명보만 지금까지 아무 소리 없어서 섭섭은 했었다. 그런데 그게 죄송해서 그랬다니...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울컥하더라"라고 전했다.

하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우리나라 월드컵 사상 첫 선제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몇 분 후 무리한 백태클로 퇴장당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2차전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0-5로 참패, 2연패로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당시 지휘봉을 쥐고 있던 차 감독은 대회 도중 경질됐다.

하 감독은 지난달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차범근 전 감독 앞에서)얼굴을 못 들었다. 내가 도망 다녔다. 축구 행사에도 차범근 전 감독님이 계시면 피해 다녔다. 지금까지 그렇다"면서 "내가 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언제까지 이럴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자리에서 감독님 뵙고 감독님이 힘들게 살아온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해당 방송을 막내 아들인 차세찌 씨를 통해 보게 됐고, 하 감독의 진심을 알게 됐다.

하 감독은 차 전 감독이 자신이 출연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녹화장을 찾아갔다. 제작진 측에 따르면 하 감독은 차 전 감독을 보자마자 왈칵 눈물을 쏟았다고. 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흐느꼈다고 한다.

차 전 감독은 "선수는 경기 중에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며칠 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녹화를 하는데 석주가 갑자기 나타나서 막 우는 거다. 깜짝 놀랐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차 전 감독과 하 감독의 극적인 재회는 5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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